직제 없던 대외협력관 신설… 3월 공고→ 선발 취소→ 4월 재공고→ 6월 A씨 1명 채용2018~22년엔 은수미 성남시장 비서실 대외협력 맡아… 경상원장은 "이재명 계승자 되겠다"던 조신A씨 형 김모씨, 2014년 이재명 비서→ 2017년 명캠→ 현재 민주당 국장급 당직자형은 과거 조폭 난투극 개입… 2015년 이재명·김문기와 호주·뉴질랜드 출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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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이재명 계승자'를 자처한 인사가 기관장으로 있는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이 기존에 없던 직위를 만들어가며 과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수행했던 이의 동생 A씨를 채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A씨의 형 김모씨는 이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며 현재 민주당 국장급 당직자로 근무하고 있어 '특혜채용' 시비가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경상원)은 지난 6월 A씨를 대외협력관으로 채용했다. 경상원 대외협력관은 '경기도·경기도의회 및 유관 기관, 언론 대응 등 대외 협력업무 추진' 등의 업무를 맡는 2급 상당의 전문계약직(2년 계약)이다. 경상원 측에 따르면, 대외협력관 연봉은 세전 약 6500만원 정도다. 

    대외협력관은 지난해 12월 조신 경상원장이 취임하자마자 단행한 조직개편을 통해 만들어진 자리다. 경상원 홈페이지에 들어가 조직도를 살펴보면 대외협력관만 유일하게 업무 영역과 관련한 설명이 공백으로 남아 있다. 

    경상원은 조 원장의 지시에 따라 지난 3월7일 공식 홈페이지에 대외협력관 1명을 뽑는 채용공고를 올렸지만 '적격자 없음'을 이유로 선발하지 않았다. 이후 채용공고는 4월21일 다시 올라왔고, 6월17일 최종 합격자 1명을 발표했다. A씨가 경상원 첫 대외협력관으로 뽑힌 것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공공기관이 구태여 대외협력관 자리를 만든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기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실질적 기능은 없는데 낙하산 꽂으려고 만든 자리"라고 지적했다. 공공기관이 오히려 예산을 줄이려고 가장 먼저 없애는 자리가 대외협력관이라는 설명이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 김문기 개발1처장,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과 함께 찍은 사진. 모자이크 처리된 사람이 이 후보의 수행비서였던 김모씨다. ⓒ이기인 국민의힘 경기도의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 김문기 개발1처장,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과 함께 찍은 사진. 모자이크 처리된 사람이 이 후보의 수행비서였던 김모씨다. ⓒ이기인 국민의힘 경기도의원
    조 원장과 A씨, 그리고 A씨의 형 김씨 모두 이 대표와 연이 있다. 먼저 조 원장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 때 민주당 소속 성남시장 후보로 출마하며 "이재명의 계승자가 되겠다"고 밝힌 인물이다. 조 원장은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이재명 선대위'에서 민생정책특보단 단장을 맡으며 '친이재명' 행보를 보인 바 있다.  

    A씨와 김씨는 2010년 성남시장선거에서 이 대표 부부 수행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본지에 "이재명 캠프에서 근무한 적 없다"고 해명했지만, A씨가 이 대표 수행팀에 있었다는 증언도 있다. A씨는 2018~22년 은수미 성남시장의 비서실에서 대외협력 업무를 맡기도 했다.

    이 대표와 더 연이 깊은 것은 김씨다. 김씨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2014년 그의 수행비서로 활동했다. '이재명 경기도'에서 의전비서로도 일한 김씨는 2021년 7월 이 대표의 대선 경선 캠프에 합류했다. 이 대표가 지난해 8월 당 대표로 취임한 뒤에는 민주당 국장급 당직자로 채용됐다. 2022년 11월 채용된 김씨는 지금까지 민주당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폭력 전과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김씨는 2007년 9월 무허가 경비업체 '특별경호단'이 성남지역 폭력조직인 종합시장파와 국제마피아파 등 43명을 동원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한 오피스텔의 보안용역업무를 빼앗는 과정에서 기존 사업자이던 보안용역 직원들을 폭력으로 강제 퇴출시킨 사건에 가담했다. 

    이 사건으로 기소된 김씨는 2009년 3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 등 상해‧폭행‧재물손괴)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김씨는 이 대표가 재판받고 있는 사건에도 연루돼 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고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데, 김씨는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이 2015년 호주·뉴질랜드 출장에서 함께 찍은 사진에 등장한다. 김씨는 최근 관련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와 이 대표에게 유리한 취지의 증언을 했다.

    국민의힘 소속 이기인 경기도의원은 본지에 A씨의 채용과 관련해 "김씨 형제도 그렇고, 성남시장 당시 버스업체로부터 부정한 돈을 받아 해직된 백모 수행비서의 동생 채용도 그렇고, 전형적인 이재명식 측근 세습 채용의 전형"이라며 "김동연 경기도정이 '아류 이재명호'가 되지 않으려면 이런 부정한 의혹의 채용관계부터 깨끗하게 털어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상원 측 관계자는 올해 대외협력관 자리가 만들어진 것과 관련 "시장상인연합회나 소상공인연합회와 불화가 있고 의회와도 소통이 안 되는 문제점이 있었다"며 "이런 것들을 대외적으로 뛸 사람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만들었다"고 해명했다.

    A씨는 본지와 통화에서 2010년 선거 당시 이 대표의 경호를 맡은 것으로 알려진 단체 '새싹지킴이'에 대해 "자원봉사 같은 거고 저는 캠프에 있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조 원장은 "채용은 공모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며 "나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