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오염수·홍범도·단식까지… 잊혀지고 싶다더니 건건이 참견 文, 페이스북에 청와대 상표 그대로 사용… 상표법 위반 논란까지민주당 "총선 앞인데… 이런 상황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당혹 국민의힘 "총선 영향력 확대 포석… 민주당 새 구심점 찾는 것"
  • ▲ 문재인 전 대통령. ⓒ이종현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 ⓒ이종현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정치 현안에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는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 "처신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지적이나온다. 

    일각에서는 문 전 대통령이 총선을 불과 7개월여 남겨둔 상황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초선의원은 5일 통화에서 "문 대통령께서 정치적 현안을 언급하는 것은 문제가 안되지만, 시점이 총선 앞이라 다양한 설화가 있는 것 같다"면서 "이재명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이 동시에 부각되면 결국 무게추가 문 전 대통령 쪽으로 쏠릴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고 난감해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해 퇴임 직전 "잊힌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면서 "현실 정치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해왔다. 

    하지만 퇴임 후 문 전 대통령은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 문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과 자신의 사소한 근황을 끊임없이 생산해내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와대 상표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상표법 위반 논란도 있는 상태다.

    최근에는 정치 현안에 관여하는 빈도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새만금세계스카우트잼버리 논란이 커지던 지난 8월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새만금 잼버리 대회로 우리는 많은 것을 잃었다. 국격을 잃었고 긍지를 잃었다. 부끄러움은 국민의 몫이 됐다"고 했다.

    민주당의 대여 투쟁의 핵심 의제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서도 입을 열었다. 문 전대통령은 8월24일 "나는 일본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반대한다"면서 "이 정부의 대응이 잘못됐다"고 했다.

    육사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를 두고도 자신의 의견을 쏟아냈다. 그는 8월27일 "대한민국의 뿌리가 임시정부에 있듯이 우리 국군의 뿌리도 대한독립군과 광복군에 있음을 부정하는 것이냐"고 했고 지난 3일에는 "육사 차원에서 논의된 일이라 하더라도 이 정도 논란이 커졌으면 대통령실이 나서서 논란을 정리하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4일 "전직 대통령이 지나치게 나서는 게 문제"라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지난 1일에는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출신으로 친문계 의원으로 꼽히는 윤건영 민주당 의원이 나서 단식을 선언한 이재명 전 대표에게 직접 문 전 대통령이 전화를 해 격려했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여당에서는 이같은 행보가 총선을 겨냥한 것이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크다. 민주당의 특정 계파가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재명 전 대표 체제로의 총선이 아닌 문재인 전 대통령을 내세운 총선 프레임을 의도적으로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검찰에 불려다니고, 옥중 공천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결국 새로운 구심점이 필요한 쪽에서 움직이는 것이 아닐까 한다"면서 "문 전 대통령을 내세워 친문이 결집한다면, 전임 대통령과 현직 대통령 대결 구도로 총선이 치러지는 이상한 모양새가 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