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페이스북 통해 "대한민국 보훈업무에 대한 중국의 훈수 사양한다" 입장 밝혀"홍범도 흉상 이전 핑계로 중국 언론들, 대한민국 보훈부 장관 직접 저격""중국, 오히려 안중근 전시실·윤동주 생가 폐쇄… 중국인으로 만들려는 행태도""중국 내정간섭 받을 이유 없다… 타국 참견, 예의 어긋나는 행동 유의 바라"
  • ▲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28일 오전 전남 순천역에서 광주시가 추진하는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과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08.28. ⓒ뉴시스
    ▲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28일 오전 전남 순천역에서 광주시가 추진하는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과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08.28. ⓒ뉴시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최근 중국 언론들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간섭' 보도에 대해 "부용치훼(不容置喙)라는 표현을 돌려 드린다"며 비판했다.

    최근 중국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 등이 우리나라의 홍범도 흉상 이전 논란을 소개하며 정부를 비판하는 논평을 내놓자, 과거 중국이 우리나라를 비난하기 위해 쓴 '부용치훼'를 재활용해 되갚아주며 중국의 이중성을 지적한 것이다.

    박 장관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보훈업무에 대한 중국의 훈수를 사양하며, 부용치훼(不容置喙)라는 표현을 돌려 드립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부용치훼는 청나라 작가인 포송령의 소설에 등장하는 말로, 상대방의 간섭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표현이다.

    앞서 환구시보는 지난달 30일 '고의로 항일 독립투사를 홀대하는 나라는 중국과 한국, 대체 어디인가'라는 기사에서 "이달 초 한국 언론 등에서 중국 측이 안중근 뤼순 감옥 기념관과 윤동주 유적지를 폐쇄 시켰다고 보도했다"며 "중국의 정상적인 보수공사 활동을 한국 언론은 악의적으로 항일 독립투사를 홀대했다고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유력 일간지 베이징 신징바오도 31일 '한국 국방부, 일본에 아부하기 위해 독립투사 흉상 제거'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한국 정부를 비판했다.

    박 장관은 이 글에서 "홍범도 흉상 이전 문제를 핑계로 중국 관영 언론들이 나서 대한민국 보훈부 장관을 직접 저격하는 기사를 잇따라 올리고 있다"며 "이들 중국 언론의 행태에 제가 더 말문이 막힐 따름"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박 장관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은 중국 언론이 그토록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단언했다.

    박 장관은 "홍범도는 대한민국 독립유공자로, 독립지사에 대한 예우는 대한민국 국가보훈부에서 차질없이 잘 하고 있다"며 "홍범도 장군 흉상이 더 많은 국민이 찾는 독립기념관으로 오게 되면 대한민국 국가보훈부 장관인 제가 책임지고 그 격에 맞게 더 영예롭게 빛날 수 있도록 모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 ▲ 환구시보에 실린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기사. ⓒ환구시보 캡쳐
    ▲ 환구시보에 실린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기사. ⓒ환구시보 캡쳐
    이어 그는 "오히려 중국에서 대한민국 독립지사 안중근 전시실과 윤동주 생가를 수리 핑계대며 폐쇄하고, 중국인으로 만들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 이들 언론들의 말과는 전혀 맞지 않는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박 장관은 "중국 언론들이 나서 독립지사 방치를 논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하며 "중국 언론들이 날조와 비방, 허위사실을 동원해 대한민국을 비난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장관은 "대한민국이 중국의 내정 간섭을 받을 이유는 단 하나도 없다"며 "부디 타국에 대한 도 넘는 참견, 외교 관계 상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에 유의해 주시기 바란다"고 불편함을 내비쳤다.

    또한 그는 "중국의 이런 움직임에 동조하는 목소리가 우리나라 일각에서도 나온다는 것은 정말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최근 정율성 역사공원 추진 반대 목소리가 커지자, 한중 우호를 망치고 이념 공세를 조장한다며 마치 중국 핑계를 대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현상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장관은 "제대로 된 역사관, 국가관을 더 다져야 될 때"라고 적었다.

    지난 2월22일 박진 외교부 장관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대만의 갈등 현안에 대해 "우리는 대만 해협에서 어떤 일이 벌어진다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같은 달 27일 정례브리핑에서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라며 '부용치훼'라는 표현을 쓰면서 우리나라를 비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