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양평고속도로 논란에 '광우병' '효순·미선이' 주도 단체 속속 참여민주당 의원이 주최, 국회 소통관에 자리 마련해… 공동으로 기자회견후쿠시마 단체, '효순·미선이'와 27곳… '광우병'과는 195곳 일치민주당 내부서도 "사실상 한몸" 우려… "권위주의 투쟁방식 바꿔야"
  • ▲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윤석열 김건희 고속도로 게이트 국회의원·시민단체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윤석열 김건희 고속도로 게이트 국회의원·시민단체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과거 미군철수·광우병 시위 등을 주도했던 시민단체와 연합전선을 꾸리고 있다. 이들 단체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이 이들 시민단체와 결을 같이하는 모습을 드러내자 당 내부에서조차 '괜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주최한 '윤석열-김건희 부부 땅 고속도로 게이트' 기자회견 현장. 민주당 현역 국회의원들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함께한 이 기자회견에는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 우희종 서울대 명예교수, 구본기·권오혁 촛불행동 공동대표 등이 마이크를 잡고 연이어 윤석열정부를 성토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이 "원희룡 장관과 그 윗선인 윤석열·김건희 대통령 부부의 직권남용·업무상배임·국고손실죄 등의 불법 비리의 과정"이라며 "중대한 위헌·위법행위로서 명백한 탄핵 사유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명박정부 초기부터 정권을 흔들어댔던 광우병파동의 주역들이다. 참여연대 사무총장을 지낸 안 소장은 2002년 반미·미군 철수 운동의 시초가 된 '효순·미선이 사건'과, 2008년 광우병 파동을 주도했다. 효순·미선이 사건 때는 "미군 장갑차가 (효순·미선이가 민간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치어 죽였다"고 주장했고, 광우병 파동 당시에는 "광우병 소를 이용해 만든 화장품이나 기저귀를 사용해도 광우병에 전염된다"는 등의 주장을 하기도 했다.

    우 교수는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글을 수차례 작성했고, 21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대표도 지냈다. 

    구본기·권오혁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 매주 토요일 윤 대통령 퇴진집회를 주도하고 있다. 구 대표는 지난해 대선 당시 민주당 대선 캠프 내 청년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해 '이재명의 눈' 위원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광우병 파동을 주도했던 단체와 현재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공동행동의 인적·조직적 구성이 80% 이상 일치한다고 지적하는 상황이다. 

    후쿠시마 공동행동에 참여하는 738개 단체 중 효순·미선이 사건 범대위에 참여했던 단체는 27개,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에 참여했던 단체는 21개다. 광우병대책위에 참여했던 단체는 195개에 달한다.

    이 같은 흐름에서 서울-양평고속도로 관련 논란에도 이들 단체가 대거 참여할 기미를 보이는 셈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이 외부 시민단체와 사실상 한몸이라는 인상을 줄 경우 오히려 여론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12일 통화에서 "제1야당과 시민단체의 의견이 같을 수 있어도 시대가 많이 변했다면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면서 "과거 권위주의 시절에는 투쟁을 위해 협력하면서 같은 행보를 보일 수밖에 없었지만, 169석을 가진 우리 당이 그 시절처럼 행동한다면 박수가 아니라 비판이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민주당 초선의원도 "시민단체의 뜻을 받아 국회에서 갈등을 조정하며 풀어나갈 능력이 있어야 입법부가 존재할 가치가 있는 것"이라며 "제1야당으로서 수권정당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이려면 국민들에게 괜한 오해를 살 일을 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