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시, 유국희 원안위장·박진 외교장관과 차례로 면담원안위장, 'IAEA 지속 검증' '韓 전문가 지속 참여' 요청박진 장관 "IAEA와의 협력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민주당 측도 면담‥ 시위대, 그로시 쫓아다니며 反 시위與 "野 거짓괴담으로 국제적 망신‥그로시 말 명심해야"
  • ▲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과 면담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사진=공동취재사진)
    ▲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과 면담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사진=공동취재사진)
    우리 정부 관계자들이 8일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차례로 면담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박진 외교부장관은 이날 오후 외교부 청사에서 방한 중인 그로시 사무총장을 면담한 뒤 취재진과 만나 "과학적인 안정성 검증과 국민적 안심을 위한 IAEA와의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비공개 면담은 이날 1시간30분가량 진행됐다.

    다만 박 장관은 '일본 정부의 해양 방류 구체시기에 대한 언급도 있었는가'라는 질문에는 즉답을 하지 않았다.

    그로시 총장은 박 장관과의 만남에 앞서 이날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을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나 30여분간 면담을 가졌다.

    유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IAEA 종합보고서와 과학기술적 검토에 대한 설명을 청취한 뒤 향후 IAEA의 지속적인 검증과 함께 한국 전문가 및 전문기관의 계속적인 참여를 요청했다고 한다.

    방한에 앞서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일본을 방문해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전달했다.

    우리 정부도 지난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오염수 처리계획 검토내용 발표' 합동 브리핑을 통해 "도쿄전력의 오염수 처리 계획이 계획대로 지켜진다면 배출 기준과 목표치에 적합하며 국제기준에도 부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우리 정부에 IAEA 보고서를 설명하기 위해 지난 7일 저녁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우리나라를 찾았다. 하지만 입국 현장에서 후쿠시마 처리수 반대 시위대의 거센 항의에 부딪혀 공항을 빠져나가기까지 약 2시간 대기해야 했다.

    시위대는 "그로시 고 홈" "100만 유로에 IAEA 보고서를 팔았느냐" "해양 투기 반대한다" 등 피켓을 들거나 구호를 외치는 등 입국 현장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이들은 그로시 사무총장의 방한 일정을 따라다니며 반대 시위를 펼쳤다.

    김포공항에서 그로시 사무총장의 방한 항의 시위 도중 이정현 정의당 부대표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되는 상황도 발생했다. 현수막을 펼치다 경찰관의 얼굴을 가격한 혐의다.

    이 부대표에게 맞은 경찰관의 안경은 파손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경찰은 도주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이 부대표를 일단 귀가 조치했고 향후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시위대 문제를 질타하며 "국제적 망신"이라고 지적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국제적 망신을 자초한 더불어민주당은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의 말을 새겨듣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윤 대변인은 "과학적 검증 결과를 직접 설명하고 의견을 나누고자 방한한 그로시 사무총장이 시위대 때문에 2시간 넘게 공항에 갇혀 있었다. 그가 대체 무슨 죄를 지었는가"라며 "악착같이 쫓아오는 시위대를 보며 그로시 사무총장을 비롯한 IAEA 관계자와 국제사회는 무슨 생각을 했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제 사기꾼, 쓰레기, 일본 앞잡이 등 저급한 욕설로 그로시 사무총장의 트위터를 도배한 악플 테러의 진원지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이라며 "이 국제적 망신은 민주당의 거짓괴담 선동으로 빚어진 참사다. 민주당은 대체 어디까지 대한민국의 국격을 떨어뜨릴 셈인가"라고 비판했다.

    한편, 그로시 사무총장은 방한 마지막 날인 9일 오전 11시경 민주당 관계자들도 만날 예정이다. 이후 그는 다음 방문국인 뉴질랜드로 이동한다.

    민주당은 그로시 사무총장이 이날 국내언론과 인터뷰에서 후쿠시마 처리수에 대해 "나도 마실 수 있다. 그 안에서 수영도 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IAEA 사무총장이 핵 폐수 방류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있으니 기가 막힌다"며 "IAEA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