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차관 "미사일 시험 발사 통보도 없을 것"
  •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러시아가 미국에 핵무기와 관련한 모든 정보 제공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29일(현지 시간) 스푸트니크 통신과 인터뷰에서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에 따라 러시아와 미국 간 이뤄지던 모든 정보 이전이 중단됐다"고 말했다. 랴브코프 외무차관은 "이에 따라 시험 발사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핵 관련 정보가 제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월 의회 합동 국정연설에서 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러시아 측은 조약 탈퇴가 아닌 참여 중단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협정 복귀 조건으로 영국과 프랑스의 핵무기 통제를 내걸었다. 

    2011년에 발효한 뉴스타트는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배치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에 탑재할 수 있는 핵탄두의 수를 1550기로 제한하고, 협정 이행 여부 검증을 위해 상호 사찰과 정보 제공을 하도록 규정했다. 

    협정은 한 차례 연장을 거쳐 2026년 2월까지 유효하지만 연장 협상이 답보된 상태에서 푸틴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선을 그은 것이다. 나아가 푸틴 대통령은 지난 25일 국영 방송 인터뷰에서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기로 양국이 합의했으며 이를 위한 핵무기 저장시설을 7월 1일까지 완공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상황을 지켜보던 미국은 핵탄두 숫자 등 자국의 전략 핵무기 관련 정보를 더이상 러시아에 공유하지 않겠다고 맞불을 놨다. 28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국제법에 따라 미국은 러시아가 뉴스타트의 의무를 다시 이행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러시아의 협정 위반에 상응하는 대응을 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세계 핵탄두의 90% 가까이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의 핵전력 정보 공유망이 끊어지면서 서구열강의 군비 확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