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도발 이어 '소형화된 전술핵탄두' 공개… 도발 수위 높여태영호 "김정은·시진핑 만남 이후에 핵실험 할 듯… 자체 핵무장 검토를"주호영 "미국 전술핵 배치, 협의해서 사용… 나토식 핵 공유 고려해야"
  • ▲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종현 기자
    ▲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종현 기자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등 무력도발에 그치지 않고 '전술핵탄두'를 공개하며 핵위협을 극대화하자 집권당인 국민의힘에서 자체 핵무장론이 대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도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 공유 방안을 강력한 선택지로 고려해야 한다며 '힘의 균형'을 통한 북한 도발 억지를 강조했다.

    태영호 "자체로 핵 개발하고 핵무장 고려해야"

    탈북민 출신 최초의 국회의원으로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인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9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북한은 앞으로 7차 핵실험을 할 것"이라며 "이제는 우리가 자체 핵무장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 자체가 핵 개발을 하고, 자체로 핵을 가지고 있는 것이 미국의 안보에 대단히 큰 이익이 된다"고 주장했다.

    태 최고위원은 "북한은 미국의 핵 자산이 한반도에 투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끝까지 가겠다는 것"이라며 "미국이 핵전쟁 시나리오에 말려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도 (우리의 자체 핵 개발에) 미국의 전략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고 부연했다.

    특히 28일 북한이 공개한 전술핵탄두 '화산-31' 사진과 관련, 태 최고위원은 "국방부는 조작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저는 다르게 생각한다. 핵탄두가 맞다고 본다"고 단언했다.

    핵탄두가 맞다고 판단한 이유로는 "북한이 (핵탄두) 작명을 다 해서 전 과정을 발표했다. (핵 개발은) 수만 명의 집단이 한다. 작명까지 했는데 만약 가짜라면 김정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것"이라며 "아울러 연기, 가짜라기에는 너무 진실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태 최고위원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것으로 예상되나 아직 임박하지는 않았다고 봤다. 중국과의 관계가 중요한 만큼 조만간 김정은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만남 가능성이 있어 방중 이후로 핵실험 시기를 조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태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7차 핵실험 카드는 북한이 협상 지렛대로 쓸 수 있는 매우 좋은 사안이기 때문에 언젠가 핵실험을 실시하기는 할 것"이라며 "북한 핵실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중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태 최고위원은 "2018년 3월, 김정은이 시진핑을 만나 전략적으로 소통하자고 합의했다. 이는 동북아 전체를 흔들 수 있는 핵실험 같은 대형 도발은 김정은이 중국과 사전에 협의한다는 약속"이라며 "최근 코로나 상황으로 2년 동안 부임을 못한 주북한 중국대사가 임명돼 평양에 입성했다. 이는 7차 핵실험 재가를 위해 김정은이 중국으로 직접 다시 찾아갈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북핵 위기가 고조되면서 최근 여권을 중심으로 '힘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탄도미사일 발사 등 단순한 무력도발을 넘어 한미의 대규모 연합훈련과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에 앞서 핵탄두 공개로 대남 도발 수위를 높이자 강력한 억지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태 최고위원은 "지금 현 시점에서 우리는 김정은이 경거망동하지 않도록 경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진짜 핵을 쓴다면 김정은에게 종말이 온다'는 것을 김정은이 인지하도록 보여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는 말로만 대응하는 데 그칠 수 없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28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나토식 핵 공유 방안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나토식 핵 공유는 미국이 독일과 이탈리아 등 5개 회원국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하고 협의해 사용한다는 개념이다.

    주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맞서 전술핵 재배치에 이어 나토식 핵 공유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며 "나토식 핵 공유 방안은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에 아직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북한이 제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이 방안도 하나의 강력한 선택지로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 원내대표는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나날이 진보하고 하루가 멀다 하고 미사일을 발사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핵실험까지 감행한다면 더이상 말로만 대응하는 데 그칠 수는 없다"며 "핵은 핵으로만 억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우리도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여론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한미 양국 정부는 우리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보다 진일보한 북핵 대응 방침을 확정해야 할 것"이라며 "확실한 방침이 북한의 핵 도발에 대해 억지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