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3일 수중공격형 무기 시험… 80~150m 깊이로 59시간12분간 잠항해 수중폭발""2011년 개발 들어가 최근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서 작전배치 결정"수중드론 또는 어뢰·자항기뢰 분석… 사거리 2000km 전후로 오키나와 등 타격 가능
  • ▲ 북한이 21~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핵무인수중공격정' 수중폭발 시험을 진행했다고 24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 북한이 21~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핵무인수중공격정' 수중폭발 시험을 진행했다고 24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수중폭발로 해일을 일으켜 함선과 주요 항구를 파괴하는 신형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을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수중드론 또는 자항기뢰의 특징을 담은 '해일'은 핵 탑재가 가능한 700~800mm 직경에, 사거리는 2000km 전후로 파악돼 미군 해군기지인 일본 오키나와 등을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노동신문은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새로운 수중공격형무기체계에 대한 시험을 진행했다"며 "지난 21일 함경남도 리원군 해안에서 투입된 핵무인수중공격정이 조선 동해 80~150m 심도에서 59시간12분간 잠항해 23일 오후 적의 항구를 가상한 홍원만 수역의 목표점에 도달했으며, 시험용 전투부가 수중폭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어 신문은 "시험 결과 핵무인수중공격정의 모든 전술기술적 제원과 항행기술적 지표들이 정확하게 평가되고 믿음성과 안전성이 검증되였으며 치명적인 타격능력을 완벽하게 확증하였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핵무인수중공격정의 존재를 대외에 알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2011년 국방과학연구기관은 수중핵전략공격무기개발사업에 착수했으며, 10년 뒤인 2021년 10월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을 통해 당중앙위원회 정치국에 수중핵전략무기체계가 비공개로 보고됐다.

    당시 이 무기체계를 '해일'로 명명했으며, 지난 2년간 50여 차례의 시험을 거친 뒤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에서 작전배치가 결정됐다고 노동신문은 보도했다. 김정은이 29차례에 걸쳐 무기 시험을 직접 지도했다고도 보도했다.

    이날 처음 공개된 '해일'과 관련해 노동신문은 "은밀하게 작전수역에로 잠항해 수중폭발로 초강력적인 방사능 해일을 일으켜 적의 함선 집단들과 주요 작전항을 파괴,소멸하는 것이 사명"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임의의 해안이나 항 또는 수상선박에 예선해 작전에 투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핵무인수중공격정의 모든 전술기술적 제원과 항행기술적 지표들이 정확하게 평가되고, 믿음성과 안전성이 검증됐으며, 치명적인 타격능력을 완벽하게 확증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한 신형 무기는 일종의 '수중드론' 또는 '어뢰·기뢰' 형식을 복합적으로 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북한군사연구실 신승기 연구위원은 "기존 어뢰보다 크기를 키워서 장거리 수중타격이 가능하도록 공격용으로 개발한 것"이라며 "완전한 수중드론이라기보다는 장거리 어뢰 겸 자항기뢰 역할도 같이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자항기뢰는 어뢰와 유사한 모습을 가졌으나, 자체 추진력을 갖고 있어 발사(투하) 이후 적 항구와 같은 특정 지점이나 수상함·잠수함의 이동 길목까지 이동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 ▲ 북한은 21~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핵무인수중공격정' 수중폭발 시험과 전략순항미사일 핵탄두 모의 공중폭발시험을 각각 진행했다고 밝혔다.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21일부터 23일까지 새로운 수중공격형무기체계에 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 북한은 21~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핵무인수중공격정' 수중폭발 시험과 전략순항미사일 핵탄두 모의 공중폭발시험을 각각 진행했다고 밝혔다.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21일부터 23일까지 새로운 수중공격형무기체계에 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직경 700~800mm… 전술급 핵탄두 탑재 가능

    '해일'은 실제로 개발되고 있는 무기체계로 파악된다. 이전의 몇몇 사례처럼 한미 군 당국을 혼란에 빠뜨리는 기만전술이 아닌, 실제로 한국과 일본에 이어 한반도 인근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기지까지 타격할 수 있는 무기인 것이다. 약 60시간에 이르는 잠항시간을 환산하면 사거리는 2000km 전후로 예상된다.

    신 위원은 "초기형일 수 있고, 부분전력화 등 성능 개량을 통해 사거리 또는 탑재중량을 늘리거나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이 지금까지 무기를 공개했던 것들은 성능부분에서 차이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대부분 개발해서 전력화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사례를 보면 기만은 아닌 것 같다"고 해석했다.

    신 의원은 이어 "(해일에) 핵 탑재 가능성이 크다. 크기가 더 작은 순항미사일이나 600mm 초대형 방사포에도 전술급 핵탄두를 탑재한다고 했기 때문"이라며 "북한이 공개한 사진으로 봤을 때, 직경이 적어도 700~800mm는 될 것 같다. 이 정도면 충분히 탑재할 수 있는 크기"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공개한 '해일'이 러시아의 '포세이돈'과 유사하는 시각도 있다. 포세이돈은 수중드론 또는 핵 추진 어뢰로 불리는 무기체계로, 핵탄두와 재래식 탄두를 모두 탑재할 수 있다.

    항모를 가공할 위력으로 타격할 수 있고, 핵탄두를 실어 쏘면 방사능으로 오염된 '핵 쓰나미'가 일어날 수 있다. 해저를 잠행해 해안을 타격하면 항구와 그 일대 지역이 초토화될 수도 있다.

    러시아 언론은 지난 1월 핵추진 잠수함 '벨고로트'에 탑재할 포세이돈 초도물량을 생산완료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관영매체들의 보도와 관련해 "한미는 북한의 무기 개발 동향을 지속 추적하는 가운데, 북한이 발표한 실체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평가하고 있다"며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실질적인 억제 및 대응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우리 군이 북한의 기술 개발을 지속 추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오히려 제대로 탐지를 못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번 '해일'의 경우, 물밑 또는 특정 실내공간에서 비밀리에 시험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수중에서의 움직임은 음파탐지기인 소나(Sound Of Navigation And Ranging)를 이용하는데 탐지거리가 수십km에 불과한 데다, 동해의 경우 수중환경이 좋지 않기 때문에 탐지가 더 어려운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 근해에서 '해일'과 같은 수중무기를 시험했을 경우 우리로서는 확인이 쉽지 않다.

    결과적으로 북한이 공중과 지상, 수중까지 모든 환경에서 핵을 발사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는 해석이 나온다.

    '화성' 시리즈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해 각종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600mm 초대형방사포, 이번에 공개된 '해일'까지 모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할 것으로 파악되면서 한미 또는 한·미·일 3국을 더욱 위협하는 상황이 됐다.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이 갈수록 고조되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