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개구리 깨어난다는 '경칩'… 광화문광장 나들이 나온 시민 옷차림 가벼워져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됐지만… "면역력 고려" "코로나 걱정" "쓰는 게 익숙해"
  •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을 찾은 외국인들이 따뜻한 날씨속에 기념사진을 찍으며 휴일 나들이를 즐기고 있는 모습. ⓒ뉴시스
    ▲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을 찾은 외국인들이 따뜻한 날씨속에 기념사진을 찍으며 휴일 나들이를 즐기고 있는 모습. ⓒ뉴시스
    6일 '경칩'을 맞은 서울시는 따뜻한 봄기운으로 가득했다. 오전엔 살짝 추운 감이 있었지만 오후엔 낮 최고 기온이 16도까지 오르며 햇살과 함께 시원한 바람이 불기도 했다. 간간이 보이는 매화 꽃봉오리에 괜스레 마음이 들뜨기도 했다. 

    이날 오후 뉴데일리는 봄나들이를 나온 시민들을 만나 보기 위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으로 나갔다. 드넓게 펼쳐진 공원엔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고, 앙상한 나뭇가지들 사이로 초록 이파리들이 여기저기 피어올라 와 있었다. 

    서울시, 최고기온 16도… 광화문광장 '웃음 가득'

    광장을 가로지르며 웃음꽃을 피우는 시민들의 옷차림도 꽤나 가벼워진 모습이었다. 겨우내 두텁게 입고 있었던 패딩, 코트 등을 벗고 얇은 재킷을 걸치거나 카디건 또는 니트를 입고 있는 시민들이 보였다. 어떤 이들은 그래도 더운지 반팔 티셔츠만 입고 있을 만큼 훌쩍 다가온 봄을 실감케 했다. 



    특이한 점은 여전히 많은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분명 작년 하반기부터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이 전면 해제됐지만 광장에 나온 시민 중 열에 일곱은 마스크를 낀 채 대화를 나누거나 사진을 찍고 있었다. 

    남편과 함께 광장 벤치에 앉아 꽈배기를 먹고 있던 최모씨(60대 중반, 여)는 기자가 다가가자 놀란 기색을 보이며 금세 벗고 있던 마스크를 다시 착용했다. 그의 목엔 얇은 손수건이, 또 머리 위엔 햇빛으로부터 시력을 보호하기 위한 선글라스도 얹어져 있었다. 

    최씨는 마스크를 끼는 이유에 대해 "나이가 있어 면역력을 고려하면 아직 끼고 있는 게 맞는 것 같다"며 "법적으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돼 좋긴 하지만 먹을 때를 제외하곤 계속해 착용하고 있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세종대왕 동상을 마주 보고 사진기를 만지작거리던 강서구민 강모씨(61살, 남) 역시 아직은 마스크를 완전히 벗는 것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그는 기자와 이야기하는 십여 분 내내 마스크를 재차 고쳐 쓰곤 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조금 불안하다"고 고백한 강씨는 "만약에 혹시라도 국내에 많이 들어온 외국인들과 스쳤을 때 코로나에 걸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며 "어떤 식으로 피해를 받을지 몰라, 우리나라 사람과 같이 있거나 집에 있을 때는 마스크를 벗고 있지만 밖에서는 늘 쓰고 있다"고 했다. 
  •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을 찾은 시민들이 따뜻한 날씨속에 기념사진을 찍으며 나들이를 즐기고 있는 모습. ⓒ안선진 기자
    ▲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을 찾은 시민들이 따뜻한 날씨속에 기념사진을 찍으며 나들이를 즐기고 있는 모습. ⓒ안선진 기자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도… 대다수 시민 여전히 착용

    마스크 착용은 비단 중장년층뿐만 아닌 청년층에게도 익숙하게 보이는 장면이었다. 특히 학생의 경우 강의실 내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는 분위기라 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익숙하다고 답했다.

    광장 계단에 앉아 친구를 기다리고 있던 대학생 홍모씨(24살, 남)는 "아직 대학교엔 마스크를 끼고 있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며 "교수들과 학생들이 모두 마스크를 끼고 있어 오히려 마스크를 벗으면 민망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씨는 "왠지 마스크를 써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며 "법적 해제와 상관 없이 계속 마스크를 끼고 있는 게 편하고 익숙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에 놀러 온 외국인 그리고 타지 관광객은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돼 좋다고 답을 하기도 했다. 

    자신을 이탈리아에서 홀로 여행 온 프리랜서 번역가라고 소개한 마리아나(30살, 여)는 "다른 나라들도 마스크를 많이 벗었다"며 "마스크를 안 써도 돼 상쾌하고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봄을 맞아 아내, 초등학생 아들과 서울에 놀러 왔다는 부산 시민 천모씨(40대, 남) 역시 "따듯한 날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쉬고 있으니 너무 좋다"며 "원래 마스크를 쓰는 게 싫었는데 법적으로 벗을 수 있어 편하고 상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