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나경원, 사실상 '연대 선언'… 천하람· 윤상현 "자기 배알도 없나" 비판
  • ▲ 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와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중구 달개비 앞에서 전당대회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와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중구 달개비 앞에서 전당대회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3·8전당대회 당권주자인 김기현 후보와 나경원 전 의원의 연대를 두고 당권경쟁자인 천하람 후보와 윤상현 후보가 "지지선언을 강요받았나"라며 의미를 깎아내렸다.

    나 전 의원은 지난 7일 김 후보와 점심 회동 이후 "많은 인식을 공유했다"며 사실상 '김기현 지지'를 선언했는데, 다른 당권주자들이 당시 굳은 표정으로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낸 나 전 의원을 거론하며 견제에 나선 것이다.

    천 후보는 8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나 전 의원이 굉장히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사실상 압박을 받아 지지 선언을 강요받는 듯한 모양새를 연출했다"고 지적했다.

    천 후보는 그러면서 나 전 의원과 김 후보의 연대가 향후 전당대회에 미칠 효과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천 후보는 "이것은 전형적으로 여의도에 매몰된 공급자 마인드의 행태"라며 "역풍이 불 것"이라고 공언했다.

    천 후보는 또 "제가 만약 김 후보였다면 나 전 의원에게 '사람들이 나를 도우려다 보니 과했고 말리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며 당 화합을 위해 도와 달라는 메시지를 냈을 것"이라며 "그래야 나 전 의원이 손을 내밀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 전 의원 지지층의 마음이 풀리지 않았겠느냐"고 추측했다.

    이어 천 후보는 "명분을 만들어 주는 것이 정치"라면서 "사람만 보니까 그 뒤에 있는 지지층 마음은 못 움직이는 것이다. 나 전 의원 지지층의 마음은 안 움직일 것이라고 본다"고 자신했다.

    또 다른 당권주자인 윤 후보 역시 같은 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 전화인터뷰에서 "나 전 의원의 표정을 보셨나. 시종일관 굳어 있었다"며 "누구에게 어떤 압력을 받고 저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언급했다.

    윤 후보는 "지지선언, 연대 이런 것이 안 나오지 않나"라며 지지선언이 아니라고 단언하며, 나 전 의원이 전날 발표에서 '많은 인식을 공유했다'는 발언을 두고도 "인식을 공유하는 것은 저하고도 인식을 많이 공유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나 전 의원이) 지지선언하면 이분은 자기 배알도 없나"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또 나 전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 과정을 언급하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2주 전까지만 하더라도 김 후보 측이 얼마나 공격했나"라며 "김 후보를 도와 주겠다는 초선의원들이 연판장을 돌리며 같은 당의 선배를 두고 정치적 사기 운운했다"고 상기시켰다.

    이어 윤 후보는 "또 (나 전 의원을) 사퇴시킨 다음에는 10명이 찾아가서 김 후보를 도와 달라고 한다. 낯이 너무나도 두껍다"며 "전당대회가 아니라 분열대회"라고 일갈했다.

    이렇듯 나 전 의원과 만남을 두고 상대 후보 측이 부정적 평가를 내놓는 것과 관련해 김 후보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한 모습을 내비쳤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면서 "김기현과 나경원이 손을 맞잡고 함께 간다는 것은 많은 책임당원, 특히 정통 보수의 뿌리 지켜온 우리 당원에게 매우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우리가 정통 보수의 뿌리를 지키자는 마음이 더 강한 톤, 빠른 속도로 모일 것"이라고 장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