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22일 확정된 '2022 개정교육과정' 관련 다양한 의견 오가"전면·일시 개정, 잦은 수시 개정 문제… 文정부서 10여차례 수시 부분 변화""우리나라 역사 교과서, 이데올로기 대립과 정치적 갈등의 대상 된 지 오래""성적 자기결정권, 사회적 (성)소수자 등 교과서 등장… 이념 편향적 개념들"
  • ▲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가 7일 오후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교육정책 세미나를 개최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서성진 기자
    ▲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가 7일 오후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교육정책 세미나를 개최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서성진 기자
    문재인 정부에서 개발을 시작해 윤석열 정부가 마무리한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지난해 12월22일 확정됐다. 이에 후속 대책과 교과서 개편 방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자리가 마련됐다.

    7일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은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교육정책 세미나를 개최하고 2022 개정 교육과정 고시 이후 대책과 교과서 개편 방향을 논의했다. 

    사회는 이제봉 울산대 교수가 맡았으며 총론은 홍후조 고려대 교수, 역사는 이명희 공주대 교수, 보건과 가정은 현숙경 침례신학대 교수가 발제를 했다. 
  • ▲ 정교모 홍후조 고려대 교수.ⓒ서성진 기자
    ▲ 정교모 홍후조 고려대 교수.ⓒ서성진 기자
    "교육의 목적·범위 다름에도 이전처럼 전면 개정 이뤄져"

    총론을 담당한 홍후조 교수는 교육과정기준 개정의 문제점으로 전면 개정, 일시 개정, 잦은 수시 개정을 지적했다. 그는 "교육의 목적·범위가 다름에도 이전과 다른 것처럼 전면 개정이 이뤄지고 있으며, 모든 학교급과 모든 종류의 학교를 비롯한 모든 교과의 교육과정이 동시에 단기간에 개정됐고, 5~6년 주기로 개정되고 있으면서 개정 주기가 단축되고 있다"고 전했다.

    홍 교수는 기존 문서 위주의 개정, 운영 경험 미반영 개정, 총론과 각론의 단절 개정, 질 관리 미흡 개정도 문제삼았다. 또 문재인 정부에서 이미 10여 차례 수시로 부분 변화를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견 수렴이나 10년 장기계획을 비롯한 교육과정 개정은 국가교육위원회가 하는 반면, 교과서 개편과 교원 연수·교육과정 운영은 교육부가 실시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홍 교수는 '손발 잘린 교육과정'이라며 함께 가야 하는, 유보통합처럼 또 다른 과제를 안은 것이라고 말했다.

    "교과서 질 관리를 위해 '교과 조사관', 전국적 학업성취도 평가 실시"

    역사교육 정상화를 위한 방안으로 '교과서 질 관리와 공정의 확립'으로 발제를 한 이명희 교수는 "우리나라의 역사교과서는 이데올로기 대립과 정치적 갈등의 대상이 된 지 오래됐다"며 "개정할 때는 물론이고 교과서 검정과 채택 시에도 공방이 뒤따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과서가 출간돼 나오면 언론을 통해 상대방 교과서를 비판하고 매도하기도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일본의 교과서를 예시로 들며 "교과서 질 관리를 위해서는 그 기초가 되는 교육과정의 질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선 교육과정의 질 관리를 위해 '교과 조사관'을 두고, 전국적인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해 교육과정 평가를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이 제도의 수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 정교모 이명희 공주대 교수.ⓒ서성진 기자
    ▲ 정교모 이명희 공주대 교수.ⓒ서성진 기자
    "이념 편향적인 개념들, 국제적·국내적으로 합의 이루지 못해"

    '성' 개념의 문제점 분석과 제언으로 보건·사회·도덕·가정 교과를 중심으로 발제를 한 현숙경 교수는 2022 교육과정에 스며있는 포스트모더니즘과 문화막시즘적 요소를 중심으로 짚고, 교과목에 나타나는 성 관련 개념들의 문제점을 분석한 후 교육과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안했다.

    현 교수는 "교과목 전반에 등장하는 '성적 자기결정권', '성 권리', 성불평등', '성별 고정관념', '사회적 (성)소수자', 그리고 다양한 성개념을 기반으로 등장한 '다양한 가족'의 개념은 포스트모더니즘과 포스트막시즘에 근거한 상당히 이념 편향적인 개념들"이라며 "국제적으로나 국내적으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의 소지가 다분한 성 개념들이 교육과정에 스며있다는 것은 대단히 반헌법적아고 반교육적이며 비상식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다음 세대의 건강한 정신과 균형잡힌 신체의 성장을 위해 올바른 교과서가 집필될 수 있도록 모든 과정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수정해 나가는 데 여러 전문가와 교육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정교모는 2019년 11월2일 '대한민국 헌법과 보편적인 양심에 따라 자유·진실·정의를 수호하기 위해 모든 교수가 연대해 노력해 나가는 것'을 활동목표로 전국 6000여 명의 교수가 결성한 단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