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범죄 소명, 도주·증거인멸 우려"… 4명 발부, 2명 기각쌍방울 부회장인 김성태 친동생도 구속… 증거인멸교사 혐의구속된 광림 계열사 임원, 태국서 가수 불러 생일파티도 열어
  • ▲ 서울 용산구 쌍방울그룹 본사 전경. ⓒ뉴데일리DB
    ▲ 서울 용산구 쌍방울그룹 본사 전경. ⓒ뉴데일리DB
    태국에서 검거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도피생활을 돕거나 범죄 관련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는 쌍방울 계열사 임직원들이 구속됐다.

    수원지법 박정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3일 오전 각각 증거인멸교사와 범인도피 혐의를 받는 쌍방울 계열사 임직원 A씨 등 4명을 대상으로 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판사는 "범죄 소명이 있고 도주 및 증거인멸의 염려 등 구속 사유가 소명된다"며 구속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이날 구속된 임직원 중에는 김 전 회장의 친동생인 쌍방울그룹 부회장 B씨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받는다.

    다만 법원은 A씨 등과 함께 범인 도피와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나머지 쌍방울 직원 2명은 "도주 및 증거인멸의 염려 등 구속 사유가 부족하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들은 불구속 상태로 검찰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법원 판단과 관련 "임원 4명은 구속됐고, 영장이 기각된 2명은 실무자급"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법원, 도피·증거인멸 사주 관계자 4명 구속… 김성태 친동생 포함

    구속된 4명의 인물은 김 전 회장이 검찰 수사를 피해 지난해 5월 말 해외로 도피한 이후 김 전 회장의 해외 체류를 돕거나 사무실 PC를 교체하는 등 김 전 회장이 연루된 각종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광림 계열사 임원 A씨 등 2명은 김 전 회장이 도피 중이던 지난해 7월29일 태국의 한 유흥주점에서 김 전 회장의 생일파티를 열어 주겠다며 유명 가수를 대동하고 고급 양주와 과일·생선 등 각종 음식을 공수해간 것으로도 파악됐다. 

    또 이들은 조직폭력배 출신으로 과거 폭력조직에서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 남원 출신인 김 전 회장 역시 한때 전주지역에서 활동하는 폭력조직인 '나이트파' 조직원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 외에도 A씨는 2018~19년 직원 10명을 데리고 미화 64만 달러를 해외로 밀반출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도 받는다.

    한편, 검찰은 조만간 수사관을 태국으로 보내 쌍방울그룹 전·현직 회장이 항공기에 탑승하자마자 체포영장을 집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48시간 동안 신병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에 기내에서 피의자를 체포하면 비행시간만큼 조사가 불가능해진다.

    이 같은 이유로 검찰 안팎에서는 조사 효율을 높이고자 태국 현지에서 밤 시간대에 한국으로 출발하는 항공편을 이용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은 쌍방울 전·현직 회장이 귀국하는 대로 핵심 혐의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