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 2021년 6월 알펜시아 매입 낙찰… 쌍방울에 50억→100억→100억 CB 발행250억 지원받고 2022년 2월 최종 인수… KH "쌍방울, 알펜시아 미래 보고 투자"
  • ▲ 서울 용산구 쌍방울그룹 본사 전경. ⓒ뉴데일리DB
    ▲ 서울 용산구 쌍방울그룹 본사 전경. ⓒ뉴데일리DB
    KH그룹이 평창 알펜시아리조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쌍방울그룹의 회삿돈 250억원을 직접적으로 지원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KH그룹 측은 쌍방울로부터 지원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배상윤 회장과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간 친분 때문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12일 CBS 노컷뉴스에 따르면, KH그룹 계열사인 KH강원개발은 2021년 6월 공개입찰을 통해 알펜시아를 7115억원에 매입하기로 낙찰받았다. KH강원개발은 KH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KH필룩스가 2021년 5월7일 출자해 만든 회사다.

    KH강원개발이 강원도개발공사와 알펜시아 매매계약을 정식으로 체결한 시기는 알펜시아를 낙찰받은 후 두 달이 지난 2021년 8월20일이다. 당시 KH강원개발은 총 7115억원의 매입대금 중 700억원을 계약금 명목으로 공사에 선납했다. 

    이후 2022년 2월20일에는 해당 계약금과 골프장·호텔·콘도 분양대금 관련 채무 2600억원을 제외한 잔금 3800억원을 공사에 전부 납부했다. 

    KH강원개발이 알펜시아 매입대금을 공사에 납부하는 이러한 과정에서 총 250억원의 쌍방울그룹 자금이 세 차례에 걸쳐 KH그룹 측으로 흘러 들어간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확인됐다. 

    첫 번째 자금 지원은 알펜시아 매매계약 정식 체결 이틀 전인 2021년 8월18일, KH필룩스가 쌍방울그룹 계열사인 아이오케이컴퍼니를 상대로 전환사채(CB) 50억원어치를 발행하면서 이뤄졌다. 당시 KH필룩스는 아이오케이로부터 조달한 자금 50억원의 구체적 용처를 밝히지 않고 '기타자금'이라고만 공시했다.

    두 번째는 2021년 11월30일 KH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아이에이치큐(IHQ)가 아이오케이를 상대로 CB 100억원어치를 발행하면서다. 당시 IHQ는 조달 자금 100억원의 용처를 '타 법인 증권 취득'이라고 설명했다. 

    KH, 총 250억원 쌍방울 상대 CB발행… 자금조달 후 인수 완료

    마지막 자금 지원은 KH필룩스가 쌍방울그룹과 비비안·미래산업 등 쌍방울 계열사 3곳을 상대로 100억원어치의 CB를 발행하면서 이뤄졌다. 비비안과 미래산업은 2021년 12월28일에 75억원을, 쌍방울은 2022년 1월12일 25억원을 KH필룩스에 지원했다. 당시 자금조달 목적은 '채무 상환 및 운영자금'이라고 적시했다.

    KH그룹은 이밖에도 건물 매각과 후순위 대출, 계열사 CB 발행 등을 통해서도 인수자금을 조달했으며, 메리츠증권으로부터도 알펜시아 건물과 토지 등을 담보로 3000억원 이상의 돈을 대출받았다. 

    이렇게 KH그룹은 2022년 2월20일 잔금을 모두 납부하고 알펜시아를 최종 인수했다.

    현재 검찰은 KH그룹이 쌍방울로부터 자금 250억원을 조달받은 배경을 조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쌍방울이 2018~19년 대북송금 자금을 마련할 당시 KH그룹의 지원이 있었는지 여부도 조사 중이다. 지난 10일 태국 현지에서 검거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국내로 송환되면 관련 수사는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KH그룹 측은 "인수자금 조달의 필요성이 있어 쌍방울로부터 지원을 받은 것은 맞다"면서도 "쌍방울그룹이 KH강원개발과 알펜시아의 미래를 보고 상장사에 투자했다"고 노컷뉴스에 해명했다. 배상윤 KH그룹 회장과 김 전 쌍방울 회장의 친소관계에 따른 자금 지원이 아닌, 시장성을 고려한 투자 결정이라는 취지다.

    지난해 12월27일, KH그룹의 '알펜시아 입찰 방해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신준호)와 쌍방울의 '불법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KH그룹 계열사의 자금 담당 부서 사무실을 일제히 압수수색해 재무 관련 자료 등을 입수·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