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9일 성명서 발표… "리멤버·유령업체의 선거 개입, 강력 규탄"두 기관, 여론조작 시도·쿠폰 형태의 금품 제공 의혹도 받아후보자들, 변협 선관위에 진정서 제출… 드라마앤컴퍼니 고발하기도
  • ▲ 대한변호사협회. ⓒ정상윤 기자
    ▲ 대한변호사협회. ⓒ정상윤 기자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52대 협회 차기 회장 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민간 사설 플랫폼 등에서 무단으로 여론조사가 진행되자 해당 업체에 경위를 밝히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변협은 9일 성명서를 내고 "최근 민간 플랫폼 기업인 리멤버와 유령업체 로이어스 시사갤럽의 부정한 대한변협 선거 개입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조사의뢰자와 내역과 경위, 업체의 배후가 누구인지 명명백백하게 밝힐 것을 해당 기업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변협 협회장 및 대의원 선거 규칙에 따르면 선거와 관련된 설문·여론조사는 선관위 주관으로만 실시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그간 후보 간 갈등을 우려해 선관위가 개입되지 않은 여론조사는 통상적으로 실시하지 않는 것이 관례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지난 5일 스마트폰 명함 관리 애플리케이션 리멤버 운영사 드라마앤컴퍼니는 한 조사 업체의 의뢰를 받아 선거 후보자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로이어스 시사갤럽이란 업체에선 유선으로 변호사 등에게 동일한 내용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

    이에 변협 측은 "두 기관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는 설문 문항의 내용과 구성에 있어 특정 후보를 지지하도록 노골적으로 유도하고 있다"며 "특히 현 변협 집행부가 2년 동안 취해온 사설 법률플랫폼 대응 등 주요 업무성과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도록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해당 설문조사는 유권자인 변호사 뿐만 아니라 변호사 사무실 직원 등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고, 설문조사에 응하는 자에게 쿠폰 형태의 금품까지 제공하며 참여를 유도해 설문의 신뢰성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현재 변협은 이같은 외부 개입이 선관위 본래 업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추후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변협은 "외부 세력에 의한 선거 부정 개입은 역사상 초유의 사태로, 공정하고 독립적인 선거 관리 업무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사설 플랫폼 기업 등이 불순한 의도를 가진 이들로부터 의뢰를 받고, 개인정보를 부당하게 이용해 선거에 부당 개입하며 특정한 선거 결과를 끌어내려는 행위에 상응하는 강력한 법적 대응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일부 후보자들은 변협 선관위에 진정서를 제출했으며, 서초경찰서에 드라마앤컴퍼니를 업무방해죄로 고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