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전날 이어 3일에도 지하철 시위 진행… 기존 공고와 달리 '출근길 기습시위'탑승하려는 전장연, 막으려는 경찰·공사직원… "밀지 마라" 고성, 크고 작은 몸싸움도
  •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3일 오전 서울지하철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지하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안선진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3일 오전 서울지하철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지하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안선진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출근시간대를 피해 서울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지하철 시위를 진행하겠다고 사전에 공지했지만, 당일 계획을 변경해 오전 8시 서울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역에서 '출근길 기습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열차를 타고 동대문역사문화공원(DDP)역에서 하차했지만,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직원 등에 가로막혀 끝내 재탑승하지 못했다.

    전장연 회원 20여 명은 3일 오전 8시20분쯤 성신여대역에서 '장애인 권리예산·입법 쟁취' 지하철 시위를 벌였다. "3일 오전 10시30분부터 4호선 삼각지역에서 시위를 재개하겠다"고 전날 예고했으나 갑작스럽게 시간과 장소를 변경한 것이다.

    기습시위로 열차 탑승에 성공한 전장연은 DDP역에서 하차해 '5분 이내' 시위를 벌였다. 이후 전장연은 재승차를 시도했지만 경찰과 공사 직원들의 저지로 실패했다. 전장연과 경찰·공사 간의 강 대 강 대치는 약 6시간 동안 지속되다 오후 3시 넘어 마무리됐다.
  •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3일 오전 서울지하철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지하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안선진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3일 오전 서울지하철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지하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안선진 기자
    '기습시위' 현장, 전장연·경찰·공사직원 뒤섞인 '아수라장'

    이날 뉴데일리가 지켜본 DDP역 시위 현장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승강장 앞은 탑승하려는 전장연 회원들과, 이를 막으려는 경찰 및 공사 직원들이 뒤섞여 이동하기가 벅찰 정도였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대치상황 속, 경찰과 공사 직원들의 표정은 굳어 있었고 피곤한 기색 또한 역력했다. 

    역사 내부에는 "전장연은 시위를 중단하고 역사 밖으로 퇴거해 주시기 바랍니다. 퇴거 불응 시에는 공사는 부득이 열차 탑승을 거부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라는 안내방송이 약 1분 간격으로 계속 들렸다.

    DDP역장 역시 전장연 옆에서 확성기를 들고 "역사 내 시설에서 고성방가 등 소란을 피우는 행위, 광고물을 배포하는 행위, 연설 행위, 철도 종사자의 직무상 지시를 따르지 않거나 방해하는 행위는 철도교통법에서 금지하고 있다"며 "퇴거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전장연은 "헌법에 명시한 장애인 이동 권리를 막아서는 것은 어디서 나오나. 유력 정치인과 대통령실의 지시가 있으니 이런 대응을 하는 것 아니냐"며 "지하철을 타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양측의 외침은 동시에 맞물려 알아듣기 힘든 정도가 됐고, 역장은 끝내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3일 오전 서울지하철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지하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안선진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3일 오전 서울지하철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지하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안선진 기자
    고성·몸싸움 오간 6시간 대치… 전장연 "4일부터 매일 시위"

    전장연은 역사 내 기둥에 시위 홍보 포스터 붙이기에도 열을 올렸다. 공사 직원들이 이를 떼어내려 하자 전장연 회원들은 양손으로 포스터를 잡고 있는 자세를 지속했으며, 포스터를 떼어낸 자리에는 곧바로 새 포스터를 붙였다. 

    이들은 신경전과 함께 작은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전장연 회원이 휠체어를 탄 채 이동하려다 공사 직원을 밀치기도 했고, 공사 직원이 전장연 회원을 막으려다 밀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서로 "밀지마라" "안 밀었다" 등 고성을 반복했다. 

    6시간의 대치는 박경석 전장연 공동대표의 발언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박 대표는 "4일부터 삼각지역을 지나는 4호선에서 매일 선전전을 할 것"이라며 "마찰을 피하기 위해 장소는 당일 오전 8시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19일 법원은 열차 운행을 5분 초과해 지연시키는 선전전을 금지하는 내용의 강제조정을 결정했다. 전장연 측은 수용 방침을 밝혔지만 서울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일 언론 인터뷰에서 "1분만 늦어도 큰일나는 지하철을 5분이나 지연시킬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서울시는 법원의 강제조정안이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