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27부터 이틀간 호남 방문…檢 소환 통보일엔 광주서 최고위성탄절 맞아 "책임 포기 안 해"…비명계 사퇴 요구 거부국민의힘 "피의자의 대선후보급 일정…문심에 기대는 심정"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전화를 받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전화를 받고 있다.ⓒ이종현 기자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오는 28일 소환을 통보한 가운데, 이 대표는 광주 일정으로 불출석할 전망이다.

    검찰 소환일에 민주당 핵심 지지층이 밀집된 호남에서 자신과 관련된 각종 수사를 '야당 탄압'이라고 외치며 방탄복을 두껍게 입으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성탄절을 맞아 "사회가 많은 위기에 직면해있다"며 윤석열 정부 실책으로 국면 전환을 시도했다.

    검찰 소환 통보일에 광주서 지도부 회의 여는 이재명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오는 27일 오전 여수산업단지를 방문을 시작으로 이틀간 호남 일정에 돌입한다. 오후에는 전기세 폭등으로 피해를 겪는 전남 장흥 농가들을 방문해 현장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같은 날 무안 남악주민센터 4층 대공연장에서 '국민 속으로 경청투어' 전남 보고회를 연다는 방침이다.

    이어 28일 오전 광주를 찾아 광주시당 대회의실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날은 검찰이 성남FC 제3자 뇌물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날이다. 이 대표를 비롯해 박홍근 원내대표, 정청래·박찬대·서영교·장경태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가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 두산건설 등 기업들이 자신이 구단주로 있던 성남FC에 후원금을 내도록 하고, 그 대가로 기업들의 민원을 해결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제3자 뇌물' 혐의를 받고 있다.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구속된 데 이어 검찰이 이 대표 본인에게 소환을 통보하면서 '사법 리스크' 현실화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질 전망이다.

    새해엔 文 만나 지지층 결집 시도

    검찰 소환일에 핵심 지지층인 호남을 찾아 자신의 건재함을 알리면서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를 야당 탄압이라는 프레임으로 씌워 지지층 결집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내년 1월 첫째 주 부산·울산·경남에서의 '민생 경청투어' 도중 경남 양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성탄절을 맞아 페이스북에 "사실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말을 전하기 조심스럽다. 기대와 설렘이 가득해야 할 연말연시지만 많은 국민께서 민생경제 한파로 다가올 내년을 걱정하고 있다. 이태원 참사 유족들을 비롯해 힘겨운 상황에 놓인 우리 이웃들도 있다"고 적었다.

    그는 "이럴 때일수록 스스로를 던져 가장 낮은 곳의 사람들을 구하고자 했던 예수님의 가르침을 되짚어본다"며 "지금 예수께서 이 땅에 왔다면 위기의 폭풍을 맨몸으로 견뎌야 할 분들부터 찾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시대 국가와 정치의 의무도 다르지 않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힘들어하는 이웃을 보듬고 국민의 삶을 지켜야 할 책임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관련 국정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만큼 정부 책임론에 불을 붙이며 사법 리스크 전환을 시도하는 것이다. 아울러 최근 당 대표 자리를 내려놓고 사법 리스크 해소 후에 복귀해야 한다는 비명계 의원들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與 "민생 경청한다며 국민적 의혹은 철저히 외면"

    여당은 이 대표의 호남 방문 등 민생투어를 '도피투어'로 규정하고 검찰 수사 협조를 촉구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표가 소환 통보를 받은 28일 광주 일정이 있다며 소환에 불응하겠다고 한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홍길동도 울고 갈 범죄 피의자의 대선 후보급 일정"이라며 "민생을 경청한다면서 연일 쏟아지는 국민적 의혹에 대해서는 철저히 외면한다. 도피투어로 들리는 이유"라고 꼬집었다.

    이어 "문재인 전 대통령과도 만날 것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조여오는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문심에 기대고 싶은 심정으로 보인다"며 "동아줄이라고 믿는 그 줄도 사실은 수명이 다한 헤진 줄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하면서도 소환조사는 피하는 대표 때문에 민주당의 처지가 안타깝다. 도피투어를 중단하고 검찰 소환에 응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