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연대, '미디어공정재판소 설립 제안' 정책 포럼"'민주적 정당성' '정치적 독립성' 확보 심의조직 필요"
  •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언론중재위원회가 해결하지 못한 '미디어 관련 분쟁'을 법학회·법조계·철학회·언론학회 등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간독립재판소에서 다루도록 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언론비평시민단체 '미디어연대'를 이끌고 있는 황우섭 상임대표는 13일 "'미디어 공정성'에 대한 문제를 정치적 논리로 판단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나, 언론 보도로 빚어진 표면적 분쟁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춘 언론중재위원회로는 미디어 공정성 논란으로 야기된 갈등을 제대로 극복할 수 없다"며 "저널리즘 원칙에 입각해 공정성을 체계적으로 고양할 수 있도록 '미디어공정재판소(MFC: Media Fairness Court)' 설립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미디어 공정성 결여로 발생한 각종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저널리즘의 공정성과 직결되는 '수사학'과 '논리학'의 원리를 공정성 판단에 원용하는 미디어공정재판소가 들어선다면, 미디어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 한국의 미디어 수준이 한 단계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황 대표는 "오는 15일 오전 11시부터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국화홀에서 '공정성 제고를 위한 미디어공정재판소 설립 제안' 정책 포럼을 갖기로 했다"며 "이날 법학회·법조계·철학회·언론학회·언론계 전문가들과 함께 미디어공정재판소가 미디어 공정성에 대한 '법 원리' '저널리즘 원칙' '철학적 논리'를 사법적 재판에 통합적으로 활용해 공정성 분쟁을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정책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 대표는 '미디어 공정성 저해 사례분석 및 개선을 위한 제도 제언'이라는 발제문에서 "현재 미디어 공정성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첨예한 논쟁의 주제"라며 "'MBC 자막 조작' 'MBC PD수첩 재연 자막 미고지' 'TBS 김어준의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 'KBS판 검언유착' 등의 불공정·왜곡보도는 가히 '언론의 자해행위(自害行爲)'라 할 만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디어공정재판소가 미디어 분쟁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면서 축적된 지식은 미디어 공정성을 체계적으로 제고하는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이인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디어공정재판소 설립에 대한 법적 검토'라는 발제문에서 미디어공정재판소의 실현 가능성을 법적인 관점에서 검토했다.

    이 교수는 "미디어 규제 모델을 시대 상황에 맞게 재검토해야 한다"며 "현재 방송심의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조직 구성 방식은 기형적인 비민주적인 방식이어서 민주적 정당성과 정치적 독립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변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분쟁조정위원회, 명예훼손분쟁조정부, 언론중재위원회 등을 통합 혹은 조정해 준사법기관의 독립성을 갖춘 언론분쟁기구를 구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발제 이후 진행되는 토론회 좌장은 최창섭 서강대 명예교수가 맡았다. 토론자로는 △문재완 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문흥수 변호사 △박우귀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2국장 △신중섭 강원대 명예교수 △김인숙 서울인실련 대표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이형균 한국기자협회 고문이 나설 예정이다.

    또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도 참석해 미디어공정재판소 설립을 위한 입법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