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대준 씨 피격·소각 첩보 보고서 등 자료 46건 무단 삭제 지시한 혐의박지원 "지시한 적 없다" 혐의 부인… "공개 출석 원한다" 페이스북에 글 올려
  • ▲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지난 10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열린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및 흉악범죄자 추방 사건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지난 10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열린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및 흉악범죄자 추방 사건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첩보 삭제 의혹과 관련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을 14일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박 전 원장에게 14일 오전 10시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박 전 원장은 서해상에서 고(故) 이대준 씨가 피격·소각됐다는 첩보가 들어온 직후 열린 2020년 9월23일 오전 1시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한 뒤 이 사건 관련 첩보 보고서 등 46건의 자료를 무단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지난 7월 국정원으로부터 고발당했다. 

    검찰은 박 전 원장이 회의에 참석한 뒤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보안을 유지하라'는 지시를 받고 국정원 문건 삭제 등을 지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해당 지시를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을 받는 서 전 실장은 지난 9일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이와 관련해 박 전 원장은 "삭제 지시를 받은 적이 없고, 국정원 직원들에게도 관련 지시를 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박지원, SNS로 '소환 공개' 희망 의사 전달

    박 전 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14일 검찰 출석에 많은 관심과 염려, 걱정에 감사하다"며 "어떤 경우에도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답게 행동한다. 검찰 조사에서 사실대로 진술하겠다"고 말했다.

    12일 밤에도 박 전 원장은 페이스북에서 "저 박지원은 오는 14일 오전 10시 검찰 소환에 응하겠다. 검찰과 제 변호인 소동기 변호사 사이에 소환 일정을 조정, 결정되었다"고 전했다. 

    박 전 원장은 이어 "소환 공개 여부는 검찰과 변호인 간 조율하겠지만 현재 저의 견해로는 공개를 바란다"고 밝혔다.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등이 비공개로 검찰에 출석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공개 출석이 이뤄진다면, 박 전 원장은 출석 날 취재진 앞에서 검찰 수사에 따른 견해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 전 원장은 검찰 소환 소식을 알리며 "이 시간 이후 전화는 받지 않겠다. 양해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