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 국회의 뜻을 존중하길 당부드린다"… 누가 누구한테 한 말일까요?

더불어민주당이 12일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해임건의안을 수용하라고 윤석열 대통령을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단독으로 처리한 것을 두고 '이재명 방탄용'이라고 맹폭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는 책임 회피에 급급한 정부에 첫 책임을 묻는 단추를 끼운 것"이라고 윤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과 국회의 뜻을 존중하기를 당부 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교수신문이 정한 올해의 사자성어를 '과이불개'(過而不改)로 선정했다고 한다. 잘못했는데 고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참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다. 깊이 새기기를 정부·여당에 권고 드린다"며 이 장관 해임건의안 수용을 촉구했다.

해임건의안은 법적 강제성이 없어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효력을 잃는다. 다만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할 경우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는 방침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유족들은 '법대로를 외치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는 왜 법대로 하지 않는 것이냐'며 '해임건의안을 거부하면 곧바로 탄핵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며 탄핵소추안 발의를 시사했다.

"민주당의 해임건의안 처리는 이상민 장관을 문책하라는 거대한 민심, 유가족의 피 맺힌 절규를 대신하여 헌법이 정한 국회의 기본적 책무를 다한 것"이라고 주장한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국민 뜻에 정면으로 맞서며 또다시 국민이 준 마지막 기회를 걷어찬다면 민심의 혹독한 심판이 기다릴 뿐"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해임건의안 단독처리를 두고 "이재명 방탄용"이라고 질타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12일 논평을 통해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위한 어제(11일) 공휴일 본회의 개최는 민생이나 국가안보 등에 대한 긴급성도, 여야 합의도 없었다"며 "이재명 사당 민주당에 이재명 방탄용 정쟁 유발의 긴급성만 있었다"고 직격했다.

민주당이 지난달 30일 이태원 참사 책임을 묻기 위해 발의한 이 장관 해임건의안은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을 거쳐 통과됐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은 재적의원 3분의 1(100명)이 발의, 과반(150명) 찬성으로 통과된다. 169석을 차지한 민주당은 해임건의안 발의부터 가결까지 단독처리가 가능했다.

이 장관 해임건의안은 총투표수 183표 중 찬성 182표, 무효 1표로 가결됐다.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을 제외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이 장관 해임건의안 상정에 반발하며 표결 전 집단퇴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