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17일 대통령실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정상회담공동성명서 "반도체 산업 간 기존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중요"양국,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 北 7차 핵실험 시 단합된 공조내년 초 헤이그서 '군사분야에서의 책임있는 AI 사용' 장관급 회의도
  • ▲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마크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마크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북핵 대응 공조는 물론, 반도체·원전산업·수소 분야 등 경제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양 정상은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 관리를 위한 정부와 민간 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1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뤼터 총리와 한-네덜란드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공동성명을 통해 "경제안보 분야의 협의와 협력을 심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공동성명 언론발표 직후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뤼터 총리와 만찬도 진행한다.

    양 정상은 경제안보와 회복력 있는 글로벌 공급망을 보장하고, 반도체, 인공지능(AI), 스마트 농업을 포함한 핵심기술 및 신흥기술을 공동으로 보호하고 촉진하기 위해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간 조율과 협의를 확대하는 방안을 함께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양 정상은 "반도체 산업 간 기존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으며, 반도체 부문의 민간 부문을 지원할 의지를 밝혔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제조강국, 네덜란드는 생산장비 분야의 글로벌 강국으로 평가받는 만큼, 양국 간 민간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한-네덜란드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가 반도체 분야 협력이라는 점은 회담 시작 전부터 예고됐다. 양 정상은 회담 전 대통령실로 초청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페테르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 등 양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 인사들을 차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는 이전까지 용산 대통령실에서 개최한 양자 회담에서는 없었던 이례적인 일이다.

    반도체 기업인 차담회에서 윤 대통령은 "ASML사가 부품 재(再)제조 센터와 트레이닝 센터 설립에 이어 한국에 반도체 장비 생산공장 또는 R&D센터를 설립하게 된다면 한국과 네덜란드 양국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ASML의 추가적인 한국 투자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가 지난 7월 수립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에 따라 기업투자 촉진, 인력 양성, 선도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규제 완화와 세제 지원 등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한국을 최적의 투자처로 만들겠다"고 피력했다.

    양국은 원전산업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과 뤼터 총리는 공동성명을 통해 "원전산업 분야 역시 양국 간 협력 잠재력이 높은 분야"라며 "글로벌 에너지 위기 속에서 원전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데 공감하고, 네덜란드 신규원전 건설 사업과 관련한 소통 채널을 구축하여 양국 간 원자력 협력을 서로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에너지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소경제 협력, 스마트 농업, 우주산업과 같은 첨단기술 분야에서의 양국 간 협력도 계속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양 정상은 또한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합의했다. 양 정상은 "정치·안보, 경제, 문화, 지역·글로벌 이슈를 포함한 포괄적인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북한 문제에 관련해서도 양국은 최근 수위가 높아진 북한의 핵 도발 위협이 "역내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저해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양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의 7차 핵실험을 포함한 중대 도발 시 국제사회의 강력하고 단합된 대응을 이끌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질수록 국제사회의 지원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우크라이나 국민의 평화와 자유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양국은 파트너십 강화의 일환으로 내년 초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계최될 예정인 '군사분야에서의 책임있는 AI 사용에 관한 장관급 회의'를 공동 주최하기로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뤼터 총리를 향해 6·25 전쟁 당시 네덜란드 청년들의 희생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윤 대통령은 "네덜란드는 1961년 한국과의 수교 이전에 한반도의 자유와 평화 수호를 위해 한국전쟁에 5000여명이 넘는 젊은이들을 파병했다"며 "우리 국민은 70여년 전 네덜란드 참전용사들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주 유엔 참전용사 국제 추모의 날을 맞아 전우들 곁에 잠들기를 희망하신 네덜란드 참전용사 두 분을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모셨다"고 덧붙였다.

    이에 뤼터 총리는 "참전용사 여러분을 배려해서 이렇게 돌봐주시는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를 넘어서 정말 감동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유가족분들에게 있어서는 많은 감동을 주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70여 년이 지났지만 저희가 이러한 배려를 통해 그분들의 삶에 대한 인정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 ▲ 윤석열 대통령과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가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과 반도체 기업인 차담회를 하고 있다.ⓒ뉴시스(사진=대통령실 제공)
    ▲ 윤석열 대통령과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가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과 반도체 기업인 차담회를 하고 있다.ⓒ뉴시스(사진=대통령실 제공)
    이하는 한-네덜란드 공동언론발표 전문.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님의 공식 방한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루터 총리님은 제가 당선 이후 가장 긴밀히 소통하는 정상 중 한 분이십니다. 지난 6월 NATO 정상회의 계기로 한-네덜란드 정상회담을 한 이후에 양국 외교, 국방, 산업 등 다양한 분야의 고위급 협의를 거쳐 오늘 서울에서 정상회담을 다시 갖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번 회담에서 우리 두 사람은 한-네덜란드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합의했습니다. 정치·안보, 경제, 문화, 지역·글로벌 이슈를 포함한 포괄적인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에너지 위기, 그리고 민주주의 위기 등 새로운 도전과제에 대해 양국이 글로벌 자유 연대의 핵심 일원으로서 공동의 가치에 기반한 파트너십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이러한 협의 내용은 오늘 양국이 채택하는 공동성명에도 잘 담겨있습니다.

    우리 두 정상은 ‘경제’가 ‘안보’이고, ‘안보’가 ‘경제’인 시대에 양국 간 경제안보 분야 파트너십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데에 공감하였습니다.

    특히, 반도체 생산장비 강국인 네덜란드와 반도체 제조 강국인 우리나라 간에 상호 보완적인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양국 간 반도체 분야의 협력은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우리 두 정상은 회담 전 양국 반도체 기업인과 자리를 함께하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 관리를 위한 정부와 민간 간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원전산업 분야 역시 양국 간 협력 잠재력이 높은 분야입니다. 우리 두 정상은 글로벌 에너지 위기 속에서 원전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데 공감하고, 네덜란드 신규 원전 건설 사업과 관련한 소통 채널을 구축하여 양국 간 원자력 협력을 서로 지원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또한, 향후 에너지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소경제 협력, 스마트 농업, 우주산업과 같은 첨단기술 분야에서의 양국 간 협력도 계속 강화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우리 두 정상은 한국과 네덜란드가 인도-태평양 지역과 유럽-대서양 지역의 핵심 국가로서 자유와 연대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북한의 전례 없는 탄도미사일 도발과 핵 위협이 역내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저해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북한의 7차 핵실험을 포함한 중대 도발 시 국제사회의 강력하고 단합된 대응을 이끌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또한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질수록 국제사회의 지원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우크라이나 국민의 평화와 자유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지원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아울러 우리는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 수립을 위한 양국 간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하고, 그 일환으로 내년 초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개최될 예정인 ‘군사 분야에서의 책임 있는 인공지능(AI) 사용에 관한 장관급 회의’를 공동 주최하기로 하였습니다.

    오늘 루터 총리님과 양국 간 실질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 매우 유익한 대화를 나눈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네덜란드 국왕님의 국빈 방문 초청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앞으로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포함해서 여러 국제회의 계기에 루터 총리님과 자주 뵙고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2022년 11월 17일
    대한민국 대통령 윤석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