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채익 행안위원장, 경찰국 예산 삭감안 등 상정 안 해 민주당 "국회 의무 저버렸다"… 국민의힘 "국정 발목 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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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만희(오른쪽부터) 국민의힘 간사, 이채익 행안위원장과 김교흥 민주당 간사가 예산안 상정과 관련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예산결산소위원회에서 단독의결로 통과시킨 내년도 경찰국 예산 삭감안의 전체회의 상정 여부를 두고 여야가 정면충돌했다.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국회의 의무를 저버렸다"고 반발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예산 갑질"이라고 맞섰다.국민의힘 소속 이채익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행안위 전체회의에 여야 합의를 거치지 않은 예산안을 상정하지 않았다.앞서 민주당은 9일 행안위 예결소위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내년도 경찰국에 배정된 기본경비 2억900만원과 인건비 3억9400만원을 전액 삭감해 의결했다. 아울러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지원 예산 7050억원을 전액 복구했다.지역상품권 예산은 대표적인 '이재명 예산'으로 불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경기지사 재임 당시부터 지역화폐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했고, 이후 대선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이어 민주당은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과 차관의 업무추진비도 대폭 삭감했다. 이들은 기관운영비 10억1800만원에서 업무추진비 1억9200만원 중 1억원을 감액했다.이에 따라 이 위원장이 전체회의에 예산안을 상정하지 않자, 행안위 야당 간사인 김교흥 민주당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김 의원은 "이채익 위원장과 국민의힘이 일방적으로 예산안을 상정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오늘은 여야 간사 간 합의했던 예산 의결일"이라고 전제한 김 의원은 "국회법에 따라 의결을 거친 예산안을 전체회의에 상정하지 않은 것을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김 의원은 이어 "(경찰국 관련 예산 외에) 지역사랑상품권 등 모든 예산은 다 합의한 사항"이라며 "소위원회에서 심사한 안건을 상임위에서 처리하지 않는다면 우리 스스로가 국회의 존재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이와 관련, 행안위 여당 간사인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행안위의 이번 2023년도 예산안 심사는 합의나 협치 등 국회의 기본적인 전통들이 깡그리 무시된 예산안"이라고 받아쳤다.이 의원은 "민주당의 예산안 심사 내용은 어떻게 하면 국정 발목을 잡을 수 있을까, 어떻게 더 망신을 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주장하는 내용을 더 떠받들어서 예산을 만들 수 있을까에만 골몰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이에 문진석 민주당 의원이 반발하자 이 의원은 "이 대표 얘기만 나오면 어떻게 하실 줄을 모른다"며 "경찰국 관련 예산을 깡그리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하지 않았나"라고 날을 세웠다.이후 여야 의원들은 고성을 주고받으며 날 선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위원장이 현안질의에 돌입하려 하자 의사진행발언을 요구하며 예산안 미 상정에 거듭 이의를 제기했다.민주당의 반발이 지속되자 이 위원장은 "여야 합의돼서 원만하게 안이 만들어지면 내일이라도, 또 오늘이라도 상정하겠다"며 진화를 시도했다.이 위원장은 "지금까지 소위에서 예산과 법률안을 표결, 다수결로 하는 관행이 없었다"며 "당연히 (예산안) 상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이성만 민주당 의원은 "저희가 국회법을 무시했나, 헌법을 무시했나"라며 날을 세웠다.이 의원은 "위원장은 소위에서 결정된 사안을 당연히 전체회의에 상정해서 결정해야 한다"며 "위원장은 국민이 부여한 권리를 무시하면 되나"라고 따져 물었다.특히 경찰국 예산 삭감과 관련, 이 의원은 "저희는 경찰국을 신설할 때 법적으로 불비하다고 얘기했다. 인정하지 못하는 조직에 어떻게 예산을 붙여줄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이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치졸하다 못해 비루하다"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장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상황에서 다수결로 처리한 것을 합리적이라고 얘기하는 말씀을 들으니 기가 찬다"며 "경찰국 예산 삭감은 감정에 찬 예산 갑질"이라고 비난했다.장 의원은 그러면서 "민주당 모 의원이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에게 '발악이다. 추태다. 보고 배우지 못했다' 동시대 국회의원으로서 수치스러울 정도의 저질 표현을 하더니 그것을 그대로 예산소위에 가지고 와서 예산폭거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일갈했다.장 의원은 자신의 발언 도중 이성만 의원이 발언하자 "저거 뭐 하는 거야 지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 의원은 "지금 막말하는 건가"라고 대응했다.여야 간 언쟁에 이 위원장은 "이 회의를 국민들이 다 보고 있다"며 중재를 시도했음에도 여여 간 충돌이 가라앉지 않자 결국 회의 시작 40여 분 만에 정회를 선포했다.이 위원장은 약 1시간50분이 지난 오후 4시30분쯤 회의를 속개한 뒤 "내일(17일) 오후 2시 전체회의를 열되, 예산안 수정 사항에 대해서는 여야 간사가 계속 심도 있는 협의를 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