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데즈 EU 대사 "北 도발은 기후행동이나 WTO 원칙에도 해 입히는 행동"이재명 "한반도 위험요소 많아… 유럽 전쟁 경험이 경제·안보공동체 발전 계기"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EU대사와 접견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EU대사와 접견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불거진 한반도의 군사적 위기와 관련해 "항구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8일 국회에서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EU(유럽연합) 대사를 만나 "최근에 우리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점차 높아지고 있고,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관계들이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에 위험한 요소들이 상당히 많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유럽도 오래 전에 철강과 석탄을 둘러싼 분쟁으로 끊임없이 전쟁이 벌어졌던 경험들을 갖고 있다"고 상기한 이 대표는 "그 경험들이 오히려 유럽연합으로, 유럽의 경제·안보공동체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에 항구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 평화·안보공동체를 구축하는 데 큰 모델이자 모범이 될 만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과 관련 "신속하게 평화적 방법으로 종결되기 바라고, 이로 인한 국제사회의 경제적 어려움도 조금 개선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전쟁이라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회피되어야 하는, 용인되어서는 안 될 일인데 현실적으로 벌어지는 일들이기 때문에 지혜롭게 예방하고 극복해나가야 될 과제"라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을 지적했지만 '북한'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페르난데즈 대사는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을 규탄했다.  "북한이 불법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며 도발 수위를 계속해서 높이는 것은 기후행동이나 통상 WTO(세계무역기구) 원칙에도 해를 입히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페르난데즈 대사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두고 "유럽에서 발생한 전쟁은 유럽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동북아를 비롯한 아시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한국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러시아의 국제법 위반을 함께 규탄하고 국제제재에 동참해 준 점은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전략적인 파트너이자 유사 입장국으로서 국제질서를 지켜나가고 유엔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전제한 페르난데즈 대사는 "대화와 연대를 통해서만 항구적 평화와 안보를 유지할 수 있다. 유럽뿐만 아니라 한반도와 동북아 모두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페르난데즈 대사는 또 이태원 참사와 관련 "목숨을 잃은 희생자분들 중 3명의 유럽인도 포함돼 있는데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제가 사고 현장에서 100m 거리에 살고 있다. 개인적으로 남의 일 같지 않다"고 토로했다.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은 이 대표와 페르난데즈 대사의 비공개 회담이 끝난 뒤 "EU 대사가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데 현재 윤석열정부에는 대화 채널이 없어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때는 긴장이 고조되어도 대화 채널이 있었기에 교류를 통해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