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27일 비상경제민생회의 주재… 80분간 전국 생중계대통령실 "대통령과 장관들 회의 국민들이 직접 확인" 자평"농담이 나오나" "이게 쇼 아니면 뭔가"… 외부 반응은 싸늘
  • ▲ 대통령실 소속 직원들이 27일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 종료 직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YTN 방송 캡처
    ▲ 대통령실 소속 직원들이 27일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 종료 직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YTN 방송 캡처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가 27일 80분간 생중계됐다. 

    그러나 어려운 경제상황과 민생대책 마련 과정을 국민들에게 있는 그대로 보여주겠다는 대통령실의 당초 취지와 달리 외부에서는 싸늘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참석자들이 회의 도중 농담을 주고받는 등 '비상회의'치고는 무게감이 떨어진다거나, 대통령실 직원들이 회의 뒤 회의장에서 '인증샷'을 찍는 장면이 생중계 카메라에 잡힌 것이다.

    이번 비상경제민생회의 생중계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물어봤다.

    이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통령과 장관들이 어떤 문제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는지 국민들께서 직접 확인하실 수 있었던 자리"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최근 급박한 경제상황에 정부가 어떤 대응을 하는지 보셨을 것으로 본다"고도 자신했다.

    하지만 반응은 냉소적이다. 심지어 여당에서조차 씁쓸한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생중계가 국민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 힘들다는 평가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국민들은 무슨 회의를 하는지 보고 싶은 것이 아니라 치열한 회의에 대한 결과로 국가가 나아지는 모습, 개인이 나아지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며 "생중계 자체가 쇼잉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대통령과 장관들이 모여 웃음을 지으며 회의 하는 모습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온라인에서도 반응은 차갑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댓글에는 "토론은 없고 발표만 하는 회의" "이게 한 나라를 이끄는 사람들의 회의가 맞나 싶을 정도" "이름은 비상경제회의인데 웃고 농담하는 모습은 아니지 않나" "민생이 힘든데 웃음이 나오느냐" "이런 게 쇼가 아니면 대체 뭐가 쇼냐"는 비판글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회의에서는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이 웃으며 "금융지원을 먼저 해 달라"고 주문했고, 이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도 함께 웃으며 "국토부장관이 제 눈을 절절하게 보면서 돈 달라고 그러시는데"라고 농담으로 맞받아쳤다. 이밖에도 회의 도중 몇몇 곳에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 ▲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번 회의 생중계 아이디어는 윤 대통령이 직접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의 뜻이 있었을 것이고, 다양한 수석실 산하 비서관실이 같이 논의해 결정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경제활성화 추진전략 및 점검'이라는 주제로 추 경제부총리의 최근 경제상황과 경제활성화 추진방향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 이후 주력산업, 해외건설·부동산, 중소·벤처기업, 관광·콘텐츠, 디지털·바이오·우주 등 5개 분야의 토론으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다소 미흡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장관들께서 그동안 생각하고 준비한 이런 추진전략들을 좀 잘 좀 말씀을 해 달라"며 "너무 긴장하지 말고 국민들께 진정성 있게 솔직하게 하시면 될 것 같다"고 당부했다. 

    회의 종료 직후에는 이번 행사 실무를 담당한 김은혜 홍보수석을 비롯해 대통령실 직원들이 윤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퇴장한 회의장에서 활짝 웃으며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생중계 송출이 끝난 후 유튜브 방송이 끊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일어난 해프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