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텔레그램 메시지 일부 복구… 보안성 강해 전체 복구는 쉽지 않을 듯정진상 "안 좋은 마음 먹지 말고 통화 하자, 동규야"… 세 번 전화 건 뒤 문자
  • ▲ SBS 8시뉴스 캡처
    ▲ SBS 8시뉴스 캡처
    '대장동 키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 버린 휴대전화에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들이 모인 텔레그램 대화방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특히 과거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위반(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재판 받을 당시 이 대표의 변호인단도 이 대화방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져 민감한 내용의 대화가 오갔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25일 SBS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9월29일 검찰이 자신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기 직전 정 실장으로부터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지시를 받은 이유가 일명 '정무방'이라는 대화방이 휴대전화에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압수수색 당시 새로 바꾼 지 일주일밖에 안 된 자신의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졌는데, 이것이 정 실장의 지시를 받고 한 행동이라고 검찰에 진술한 바 있다. 

    "유동규 버린 폰에 이재명 최측근과 변호인단 텔레그램 '정무방' 존재"

    '정무방'은 유 전 본부장과 김 부원장, 정 실장 등 이 대표의 핵심 정무라인이 들어가 있던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으로 추정된다. 이 대표 최측근들의 민감한 대화가 포함된 정무방이 수사기관에 노출될 것을 우려한 정 실장이 유 전 본부장에게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 대화방에는 2020년 '친형 강제입원 부인' 등 허위사실공표에 따른 선거법위반 혐의로 재판 받을 당시 이 대표의 변호인단도 합류해 관련 논의를 진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왼쪽)과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SBS 8시뉴스 캡처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왼쪽)과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SBS 8시뉴스 캡처
    '정무방' 실체 완벽 파악 여부 불투명 

    그러나 검찰이 정무방의 실체를 완전히 파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텔레그램 대화방은 참여자 중 한 명이라도 방을 없애면 대화방 자체가 삭제돼 모든 참여자가 대화방에 접근할 수 없다. 또 시일이 지나면 포렌식으로도 대화 내용 복구가 쉽지 않을 만큼 보안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를 일주일 만에 발견했기 때문에, 정무방은 그 사이 '폭파'됐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경찰이 확보한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통화기록과 텔레그램 대화 내용 등을 분석해온 검찰은, 압수수색 당시 정 실장이 유 전 본부장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를 일부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정 실장은 당일 오전 5~7시 유 전 본부장에게 텔레그램을 통해 새 번 전화를 걸었으며, 전화를 받지 않자 오전 7시20분 "안 좋은 마음 먹지 말고 통화하자, 동규야"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유 전 본부장이 검찰 수사에 압박을 느껴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정 실장 혹은 이 대표에게 불리한 내용을 진술하는 상황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조만간 정 실장을 소환해 당시 유 전 본부장과 나눈 대화 내용, 유 전 실장에게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지시한 증거인멸교사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