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교 의원, 서울교통공사로부터 공기질 현황 수치 자료 입수문재인정부 당시 공기질 상승 목표로 196억 투입, 3996대 설치전체 역사 평균 미세먼지 0.2㎍/㎥, 초미세먼지 0.9㎍/㎥ 상승4호선 쌍문역 최악의 수치 기록… 김선교 "대형 선풍기 수준"
  • ▲ 시민들이 서울시 지하철을 이용하는 모습. ⓒ뉴데일리 DB
    ▲ 시민들이 서울시 지하철을 이용하는 모습. ⓒ뉴데일리 DB
    서울시가 문재인정부 당시 미세먼지 저감대책으로 196억원을 투입해 지하철 역사 내 대형 공기청정기를 설치했지만, 지난 2년간 역사 공기질은 오히려 나빠진 것으로 드러나 사업 실효성에 따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여주시-양평군)이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는 2020년부터 196억원을 들여 서울교통공사가 관리하는 지하철 1~8호선 모든 역사에 대형 공기청정기 3996대를 설치했다. 

    1호선 10개역에 196대, 2호선 37개역에 654대, 3호선 32개역에 510대 등 총 245개 역사(지상역 30곳 제외)에 1대당 평균 490만원을 웃도는 비용을 투입해 공기질 향상에 나섰다. 

    서울지하철, 미세먼지 0.2㎍/㎥· 초미세먼지 0.9㎍/㎥ 상승 

    서울지하철 역사 내 공기청정기 설치 사업은 문재인정부 당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추진된 사업이다. 

    2019년 예산을 투입해 2020년부터 설치했으며, 서울시뿐 아니라 부산·인천·대구·광주 등 전국 지하철 역사를 대상으로 추진됐다.   

    그러나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 역사 내 공기질 측정 결과, 공기청정기가 본격적으로 가동된 2021년도 미세먼지는 2020년에 비해 전체평균 0.2㎍/㎥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호선별로 살펴보면 △1호선 1.9㎍/㎥ △3호선 7.7㎍/㎥ △4호선 5.5㎍/㎥ △5호선 6.6㎍/㎥ △6호선 7.7㎍/㎥ 증가했다. 2호선에서 13.1㎍/㎥, 7호선에서 3.1㎍/㎥, 8호선에서 11.6㎍/㎥ 감소했지만, 총 8개 노선 중 5개 노선에서 평균 미세먼지가 늘어난 것이다. 

    초미세먼지 역시 전체평균 0.9㎍/㎥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호선별로는 △3호선 2.6㎍/㎥ △4호선 4.6㎍/㎥ △5호선 2.9㎍/㎥ △6호선 5.9㎍/㎥ △7호선 4.1㎍/㎥으로 측정됐다. 1호선에서 0.2㎍/㎥, 2호선에서 10.8㎍/㎥, 8호선에서 1.6㎍/㎥ 감소했지만, 미세먼지와 마찬가지로 8개 노선 중 5개 노선에서 초미세먼지가 늘어났다. 
  • ▲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 ⓒ뉴데일리DB
    ▲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 ⓒ뉴데일리DB
    김선교 의원 "역사 대형 공기청정기, 사실상 대형 선풍기 수준 불과"

    특히 서울지하철 4호선 쌍문역의 경우 2020년 12월 14대의 대형 공기청정기를 설치했는데도,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모두 최악의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2020, 2021년 측정 결과 드러났다. 

    미세먼지는 68.4㎍/㎥에서 144.2㎍/㎥으로, 초미세먼지는 46.4㎍/㎥에서 88.6㎍/㎥으로 대폭 증가해 서울 지하철역 중 가장 공기질이 나쁘다는 오명을 쓰게 됐다. 

    2021년을 기준으로 미세먼지 기준치 100㎍/㎥을 초과한 역사는 7호선 신중동역(120.1㎍/㎥), 1호선 종각역(103.6㎍/㎥) 등이다. 초미세먼지 기준치 50㎍/㎥을 넘긴 역사는 7호선 신중동역(79.2㎍/㎥), 4호선 미아역(72.6㎍/㎥), 1호선 종각역(66.1㎍/㎥) 등이다. 

    김선교 의원은 "200억원에 육박하는 예산을 들여 설치한 지하철 역사 내 대형 공기청정기가 사실상 대형 선풍기 수준"이라며 "서울시뿐 아니라 환경부 등 정부의 지원을 받아 전국적으로 추진된 사업인 만큼, 전수조사를 실시해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공기질 측정 결과는 측정 일자와 위치가 상이하고 바깥 공기, 교통량 등의 영향이 있을 수 있어 공기청정기 성능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해명했다.
  • ▲ 지하철 역사 안에 설치된 대용량 공기청정기. ⓒ강민석 기자
    ▲ 지하철 역사 안에 설치된 대용량 공기청정기. ⓒ강민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