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北, 강원 문천서 9일 오전 1시 48분부터 58분까지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 발사”미사일 비행거리 약 350km, 고도 약 90km, 속도 마하 5…日방위성 “SLBM으로 추정”류성엽 “언제 어디서든 미사일 쏠 수 있음 자랑하려는 듯…다른 곳서 국지도발 가능성”
  • ▲ 2020년 3월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KN-25) 발사장면.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20년 3월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KN-25) 발사장면.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9일 새벽에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상을 향해 발사했다. 한국군은 단거리탄도미사일 또는 초대형 방사포 KN-25로 추정했다. 반면 일본 방위성은 북한이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밀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 77주년(10월 10일)을 하루 앞두고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점, 한미연합훈련 등을 통한 억지에도 아랑곳 않고 계속 미사일 발사 도발을 하는 점, 꼭두새벽에 미사일을 발사한 점 등을 두고도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합참 “北, 9일 오전 1시 48~58분,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 발사”

    합동참모본부는 9일 오전 1시 51분경 “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상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공지했다. 이어 오전 3시와 5시 55분 공지를 통해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에 대한 개략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합참은 “북한이 9일 오전 1시 48분부터 58분까지 강원도 원산 북쪽 문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것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350km, 고도는 약 90km, 속도는 마하 5였다.

    합참은 이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김승겸 합참의장은 라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과 공조회의를 통해 상황을 긴밀히 공유했다”며 “최근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이며,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日방위성 “비행거리 350km, 고도 100km…SLBM 가능성 포함”

    한편 일본 방위성은 북한이 쏜 것이 신형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NHK에 따르면 이노 도시로 일본 방위성 부장관은 9일 오전 3시경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이 오전 1시 47분과 1시 53분에 각각 1발의 탄도미사일을 동쪽으로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노 부장관은 “북한 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350km, 최고 고도는 100km 정도로 추정되며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바깥에 떨어졌다”며 “발사된 장소 등으로 볼 때 이번 미사일이 SLBM일 가능성을 포함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7일 북한이 발사한 신형 SLBM과 비슷한 특징을 보였다는 설명도 나왔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이 9월 말부터 짧은 기간 동안 7번째 도발을 하며 그 수위를 높이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일본)와 지역,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것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베이징주재 대사관을 통해 북한에 엄중 항의했다”고 덧붙였다.

    노동당 창건 77주년 하루 전 도발…“언제 어디서든 공격” 과시하려한 듯

    군 안팎에서는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가 2019년 8월 ‘초대형 방사포’ KN-25를 쏜 이후 첫 심야도발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두고 “한미연합훈련을 겨냥한 실전적 능력을 보여주면서 한미연합 대비태세를 시험하려 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연합뉴스 등은 “지난 6일 평양 삼석지구 발사에 이은 이번 심야 발사는 북한이 언제, 어디서든 탄도미사일을 쏠 수 있는 실전 능력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최근 남한의 현무-Ⅱ 미사일 발사 실패 시간대를 골라 도발한 것은 남한과 비교해 전술운용 역량이 우월하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것 같다”는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의 분석을 전했다.

    류성엽 전문연구위원은 이어 “(북한이) 이런 식으로 명분을 쌓고 관심을 돌리다가 다른 곳에서 국지도발 등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대비태세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쏜 강원도 문천은 원산 북쪽에 있다. 해군기지가 있으며 2020년 4월 단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적이 있다. 이를 두고 언론들은 “한미의 추적·감시체계를 떠보는 동시에 남측에 피로감을 주려는 목적으로도 분석된다”는 의견을 전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9일은 노동당 창건 77주년을 하루 앞둔 시점이지만 여기에 특별한 의미를 두는 의견은 없었다.

    대통령실, 새벽 NSC 상임위 개최…“대통령에 즉시 보고 후 회의 개최”

    한편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뒤 대통령실은 새벽에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급히 열었다. 대통령실은 “이날 국가안보실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즉시 보고하고 김성한 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며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그러면서 참석자들은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은 국제적 고립과 대북제재 강화, 민생 파탄을 심하게 만들어 오히려 체제를 더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