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러 헌재 합헌 판결, 3일 하원 통과, 4일 상원 비준안 통과…푸틴 서명만 남아우크라군, 러 점령지 탈환지역 계속 넓혀가…
  • ▲ 지난 3일(현지시간) 러시아 두마(하원)가 우크라이나 점령지 합병 조약 비준안을 통과시키고 있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3일(현지시간) 러시아 두마(하원)가 우크라이나 점령지 합병 조약 비준안을 통과시키고 있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러시아 헌법재판소가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점령지에 대한 영토 합병을 합헌으로 판결한 데 이어 3일에는 러시아 하원(두마)이 합병조약 비준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보다 앞서 9월 30일에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계속 서두른다면 3차 세계대전을 초래하는 일”이라고 위협했다.

    러 헌재 ‘합헌’ 결정 이어 두마도 ‘점령지 합병’ 비준안 만장일치 통과

    지난 2일 러시아 헌법재판소는 우크라이나 점령지 4개 지역에 대한 합병조약이 합헌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러시아 헌재는 발표문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도네츠크, 헤르손, 루한스크, 자포리자가 러시아의 일부가 되는 것은 연방헌법에 부합하는 것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3일에는 러시아 두마(하원)가 우크라이나 점령지 합병조약 비준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점령지 합병의 남은 절차는 4일 상원에서 비준안 통과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비준 재가 서명만 남았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상원에서 우크라이나 점령지 합병에 대한 연설을 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군, 러 점령지 계속 탈환 중…돈바스·헤르손 탈환지역 확대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점령지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탈환 중이다. 지난 1일에는 동부 돈바스 지역인 도네츠크주 리만과 루한스크주 토르스케를 탈환했고 3일에는 남부 헤르손 지역 일부를 탈환했다.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 지역 일부를 탈환했다는 현지 매체 보도에 대해 친러 행정당국은 이를 인정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현재 우크라이나군은 남서 방향으로 진군하고 있으며 헤르손 북부 전선에서 대각선으로 흐르는 드니프로 강 북서 방면 평야 대부분을 탈환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은 계속될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아닌 “새로운 러시아 대통령과 휴전 협상을 할 것”이라며 계속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메드베데프 “우크라의 나토 가입 추진과 서방 지원, 3차 대전 초래할 것”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점령지를 탈환하면서 계속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빨리 승인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동유럽 나토 회원국 9개국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방 진영은 러시아의 핵전쟁 위협에 주춤하고 있다.

    지난 30일 드리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SNS에 “젤렌스키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나토 가입을 바라고 있다고 한다”며 “그렇게 계속 (가입시켜 달라고) 나토를 조르는 것은 3차 세계대전을 앞당길 뿐”이라고 위협했다. 지난 6월에 이은 ‘3차 대전’ 위협이었다.

    메드베데프의 주장이 전해지자 나토 수뇌부와 미국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승인과 관련해 “유럽의 모든 민주주의 국가와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도 동맹 가입을 신청할 권리가 있다”며 원칙을 강조한 뒤 “그러나 새 회원국 가입 승인에 대한 결정은 30개 회원국 모두가 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같은 날 “지금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처리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나토 동맹 개방정책은 지지하지만 우크라이나의 가입 문제는 다른 시점에서 진행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를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현장에서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반면 동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빨리 승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발트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을 비롯해 폴란드, 루마니아, 체코, 슬로바키아, 북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는 2일 성명을 통해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방어하는 것을 지지하며, (러시아가) 점령한 모든 영토에서 즉시 철수하고 모든 동맹국이 군사지원을 대량 확대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신속 가입을 승인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영국 더타임스는 3일 “전쟁에서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핵무기 관련 장비를 우크라이나 방향으로 수송하는 것과 함께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주말 러시아군의 핵무기 관련 열차가 우크라이나를 향해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고 러시아 전략핵잠수함 1척이 핵실험을 위해 북극해를 향해 출항했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