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서울시의원 "좋아하는데 안 받아 주니 폭력" 발언민주당, 징계 절차 착수… 박지현 "진짜 부끄러워해야"
  • ▲ 이상훈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 ⓒ서울시의회
    ▲ 이상훈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이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과 관련해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이 된 자당 소속 이상훈 서울시의원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9일 당 최고위원회 후 "중앙당에서 지난 금요일(16일) 발언 직후에 서울시당에서 신속하게 징계 절차를 밟도록 지시했고, 그에 따라 서울시당에서 윤리심판원을 소집해 그에 따른 징계 절차가 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의원은 지난 16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신당역사건과 관련 "좋아하는데 안 받아 주니 여러 가지 폭력적인 대응을 남자직원이 한 것 같다"며 가해자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이 시의원의 발언과 관련 "내가 살려면 죽을 만큼 싫어도 받아 줘야 되느냐"며 "젠더 이슈를 넘어 살인사건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어떠한지를 전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이에 대해 강력한 징계를 요구"했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이 시의원 징계를 요구하고 나섰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이 시의원 발언을 "여성혐오 발언이 명확하다"며 "스스로 사퇴하지 않는다면 당에서 재빠르게 제명 처리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어 "진짜 부끄러워해야 한다. 시민을 대표하는 사람이 시민 얼굴에 왜 먹칠을 하고 있느냐"며 "한 여성의 억울한 죽음 앞에 가해자를 걱정하고 두둔하는 발언을 어떻게 할 수 있느냐. 같은 당에 있다는 것이 치욕"이라고 토로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신당역사건과 관련해 침묵하는 것을 비판하기도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문제에 이재명 대표가 침묵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사건 현장도 방문하고 피해자 유족을 위로하는 일정도 없고, 강력한 입법을 주문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선 때의 이재명 후보라면 누구보다 먼저 이 사건에 대해 얘기했을 것"이라고 전제한 박 전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의 더 적극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앞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표가 침묵하는 것을 두고 "조카 살인사건이 다시 재조명되는 것을 우려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신당역사건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것이라면, 이 대표는 너무나 매정하고 정치공학적 계산에만 빠진 사람"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 대표는 2006년 전 여자친구와 그의 모친을 수십 차례 칼로 찔러 살해한 조카 김모(44) 씨의 살인사건 1·2심 변호를 맡았다. 당시 이 대표는 김씨의 심신미약과 음주감경을 주장했다.

    한편,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17일 이 시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이 의원은 가해자를 옹호하는 발언으로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또 다른 피해를 가중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