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0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서 공연
  • ▲ 뮤지컬 '어차피 혼자' 공연 장면.ⓒPL엔터테인먼트
    ▲ 뮤지컬 '어차피 혼자' 공연 장면.ⓒPL엔터테인먼트
    최근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라 홀로 죽음을 맞는 '고독사' 인구가 매년 늘고 있다. 통계청(KOSIS)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국 1인 가구 수는 2020년 664만3354가구, 2021년 716만5788가구로 집계됐다. 고독사로 추정되는 인원(보건복지부 발표)은 지난해 3603명으로, 이는 3년 전인 2018년 대비 47% 증가했다. 

    고독한 현대인을 그린 뮤지컬 '어차피 혼자'가 초연 무대에 올랐다.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의 제작사 PL엔터테인먼트의 두 번째 뮤지컬로, 2013년 CJ문화재단의 '크리에이티브 마인즈' 낭독 공연을 통해 처음 선보였다.

    송혜선 프로듀서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모시고 계실 때 리딩공연을 보고 가슴 속에서 잊혀지지 않았다. 쉽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들도 작품을 보고 위안을 받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을 결심했다"며 "현재 우리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반추하면서 많은 분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어차피 혼자'는 추민주 작·연출과 민찬홍 작곡가가 뮤지컬 '빨래'에 이어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재개발을 앞둔 산장아파트와 남구청 복지과를 배경으로 독고정순과 서산의 이야기를 통해 함께하는 삶의 가치를 전달한다.

    민찬홍 작곡가는 "고독사가 사회문제로 대두기 시작하면서 추민주 연출이 먼저 관심을 보여 만들어보자고 했다. 뮤지컬로 다루기 쉬운 소재는 아니지만 사회에서 소외받거나 외로운 분들에 대해 조명하고, 힘들고 어려운 분들을 따뜻하게 위로할 수 있는 이야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의 등장인물들은 '어차피 혼자'라는 제목처럼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혼자 살고 있다. 남구청 소속 복지과 무연고 사망담당자인 독고정순은 자신을 돌볼 여유조차 없이 오로지 죽은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살아간다.

    아버지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찬 서산은 자신과 비슷한 처지라 생각되는 길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며 정을 붙인다. 혼자임을 스스로 선택한 이들은 어쩌다 마주한 서로의 눈빛과 남다른 사연에 조금씩 마음을 열고 삶의 용기를 내게 된다.
  • ▲ 뮤지컬 '어차피 혼자' 공연 장면.ⓒPL엔터테인먼트
    ▲ 뮤지컬 '어차피 혼자' 공연 장면.ⓒPL엔터테인먼트
    '독고정순' 역은 2013년 낭독 공연부터 참여한 조정은과 함께 윤공주가 맡는다. 남구청 복지과의 신입사원 '서산' 역에는 양희준·황건하가 출연한다. 조정은은 "정순은 제가 그동안 했던 여러 역할과 달라서 개인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배우로서 인물 표현보다는 작품이 말하는 주제와 진심을 전달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이어 윤공주는 "창작진이 의도하는 인물을 최대한 표현하려고 고민했다. 정순이라는 캐릭터에 공감되는 부분이 많더라. 다소 어둡고 피하게 되는 이야기일 수 있지만 관객에게 결국 삶은 나 혼자가 아니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차피 혼자'에는 수수께끼가 종종 등장한다. 마지막 수수께끼 "혼자 왔다 혼자 가지만 혼자일 수 없는 것은?"의 답은 '사람'이다. 애써 외로움을 외면하고 살아가는 사람들, 주위를 둘러보기 위해 고개를 돌리는 것조차 힘겨워 앞만 보고 달리는 사람들에게 "당신의 옆에는 함께 살아가는 우리가 있다"고 말한다.

    JTBC '팬텀싱어3' 준우승팀 라비던스 멤버이기도 한 황건하는 "쇼적인 화려함을 추구하는 뮤지컬이 아니기 때문에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 작품은 누군가는 해야 할 이야기다. 무겁지 않게 뮤지컬로 다가갈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양희준은 "고독사라는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주변의 관심과 사랑이다. 사람에게 상처를 받아 비뚫어지고 혼자였던 서산이 정순을 만나 회복하고 성장하면서 결국 혼자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뮤지컬 '어차피 혼자'는 11월 20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