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당선 직후부터 보름간 尹에 5번째 영수회담 제안 대통령실 "대통령, 당무 관여 안 해… 영수회담 용어도 안 맞아"대통령실은 여야 지도부 동시 참여하는 다자회담에 방점
  • ▲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직후부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연일 영수회담을 제안하는 가운데 대통령실이 불편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윤 대통령이 이미 여야 지도부와 함께 다자회담을 천명한 상황에서 이 대표가 영수회담을 정치적 논란거리로 비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재명, 영수회담을 정치 논란으로 비화시키려 해"

    대통령실의 한 핵심 관계자는 15일 통화에서 "이재명 대표가 취임 이후 영수회담을 거론하고 있는데, 대통령이 당무에 관여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런 용어 선택조차 맞지 않다"며 "영수회담을 정치 논란으로 비화하려는 의도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통령은 이런 표현 자체가 정치적 프레임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진정으로 정책을 위한 야당과 논의의 장을 만들려면 대통령과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당 대표 당선이 확정됐던 지난달 28일 민주당 전당대회부터 수시로 윤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해왔다. 이후 취임 첫날인 8월29일과 31일, 9월8일과 13일에도 영수회담을 촉구했다. 공개석상에서 같은 제안만 다섯 번에 달한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 회담의 형식이 다자회담일 때 가능하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통상적인 영수회담은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단독회담으로 진행되는데, 대통령실은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함께 만나는 '여야 지도부 면담'을 선호하는 모양새다.

    대통령실, 尹 순방 직후 다자회담 제안 검토

    이진복 대통령 정무수석이 지난달 30일 국회를 방문해 이 대표의 취임 축하난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깜짝 통화에서도 이 같은 의중이 읽혔다.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당이 안정되면 가까운 시일 내에 여야 당 대표님들과 좋은 자리 만들어 모시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도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이후 여당 대표가 참여하는 다자회담을 야당에 제안하겠다는 구상이다. 윤 대통령은 오는 18일부터 5박7일 일정으로 영국·미국·캐나다를 방문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정상 현재는 대통령께서도 외교적 현안과 국내 경제 현안에 관심을 쓰고 계신다"며 "정치적 거품이 끼고 여러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는 여야 지도부와 회담은 순방 이후 적절한 시점에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