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기자회견 연 이준석…"與, 헌법‧당헌 헌신짝처럼 여기는 집단""양두구육 못참아 날뛰는 사람들…박근혜 탄핵 때보다 더 위험해"
  •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후 대구 중구 김광석 거리에서 당원들과 만나 발언하던 중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연합뉴스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후 대구 중구 김광석 거리에서 당원들과 만나 발언하던 중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위해 당헌‧당규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의 판결도 무시하고 당헌‧당규를 졸속으로 소급 개정해서 스스로의 부끄러움을 덮으려고 하는 행동은 반헌법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전 대표가 현안에 대한 입장을 공개석상에서 밝힌 것은 지난달 26일 법원의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직무 정지 가처분 결정이 내려진 이후 처음이다.

    새 비대위 출범 준비하는 與…이준석 "자유 침해하는 월권"


    이 전 대표는 이날 대구 김광석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의 당헌‧당규 개정 추진과 관련해 "당헌‧당규를 마음대로 개정하고 당무를 뒤흔들어 놓는 것은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국민의힘은 새 비대위 출범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안 의결을 추진하고 있다. 법원에서 당의 비상상황을 인정하지 않아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한 만큼, 당헌 개정을 통해 절차적 하자를 해소한다는 생각이다.

    지난 2일 상임전국위원회에서 당헌‧당규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국민의힘은 5일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추석 전인 8일 새 비대위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이 전 대표는 이와 관련해 "내일 전국위원회에서 이걸 갖고 투표한다고 한다"며 "절반을 훌쩍 넘는 국민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와중에도 전국위에서 이걸 통과시킨다는 것은 저들의 헌법 무시를 정당 차원에서 막아내지 못하고 다시 한번 사법부의 개입을 이끌어낸다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끄러움과 함께 개탄스럽다"며 "헌법과 당헌‧당규를 헌신짝처럼 여기는 집단이 앞으로 누구를 비판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에 대한 추가 징계를 시사한 당 윤리위원회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을 향해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는 사자성어 하나 참지 못해서 길길이 날뛰는 사람들" "각하가 방귀를 뀌는 때에 맞춰서 시원하시겠다고 심기 경호하는 사람들"이라며 맹비난 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어 "대법원에서 양두구육은 문제없는 표현이라고 적시한 마당에 이것을 문제 삼은 사람들은 지시를 받고 그런다면 사리 분별이 안 되는 것"이라며 "지시도 없었는데 호들갑이면 영혼이 없으므로 배지를 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박근혜 탄핵 때보다 더 위험해…대구에서 죽비 들어야"


    이 전 대표는 또 "국민 모두, 특히 국민의힘의 모든 구성원에게는 문재인 정부의 잘못에 대해 지적할 자유만큼 윤석열 정부에 대해 지적할 자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당연히 대통령인 당원도 당 대표의 행동에 대해 불만이 있으면 '내부총질'이라 지적하고 그 모욕적인 내용을 회람할 수도 있다. 그것은 본질에서 동일한 자유"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또 △박근혜 정부 당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 △'정윤회 문건' 공개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보수진영에서 파문당한 사례를 언급하며 자신의 주장에 힘을 보태려 했다.

    특히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사례를 들면서는 "그 휘슬블로워(조 의원)의 이야기를 들었다면 보수진영은 탄핵에 이르는 사태를 겪지 않았을 것이고 절대자는 불행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지금의 국민의힘은 그 당시(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보다 더 위험하다"고 맹비난했다.

    이준석 "대구도 보수정당 심판할 수 있다는 것 보여달라"


    이준석 전 대표는 대구 현역 의원들에 대한 심판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2022년 지금, 대구는 다시 한번 죽비를 들어야 한다"며 "대구도 그들을 심판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대구 시민은 항상 보수정당의 든든한 버팀목"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보수정당이 바르게 가고 있을 때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지 이 버팀목을 믿고 무리수를 두고 그것에 동조하라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고 이 전 대표는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내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사법부의 판단마저 무시하려 드는 상황에서 그 앞줄에 선 대구 의원이 있다면 준엄하게 꾸짖어 달라"며 "고쳐 쓰지 못한다면 바꿔쓸 수 있다는 위기감을 그들에게 심어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