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언론들 “펠로시, 2일 밤 10시30분 쑹산공항 도착, 이튿날 차이이원 총통 등 면담”美백악관 “하원의장, 대만 방문할 권리 있다”… 중국 군용기, 대만해협서 위협적 기동
  • ▲ 낸시 펠로시 美하원의장.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낸시 펠로시 美하원의장.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일 밤을 대만에서 묵을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할 경우 군사적 조치까지 취할 것이라고 중국이 으름장을 놓은 터라 대만해협의 긴장도는 매우 높아지고 있다.

    대만 언론 “펠로시 의장, 2일 밤 대만서 묵고 3일 오전 떠나”

    로이터통신은 이날 소식통 3명의 말을 인용해 “펠로시 의장이 2일 밤을 대만에서 보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펠로시 의장은 아시아 순방 전에는 대만 방문 일정을 밝히지 않았다.

    펠로시 의장의 일정과 관련해 대만 언론이 더욱 구체적인 내용을 전했다. 조선일보 등에 따르면, 둥썬신문(EBC) 등은 “펠로시 의장이 2일 밤 10시30분 대만 쑹산공항에 도착해 이튿날 오전 8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면담하고 입법원(의회에 해당)을 방문"한 뒤 3일 오전 10시 다음 행선지로 떠날 것”이라고 전했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1일 오전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펠로시 의장은 싱가포르에서 미 의회 대표단과 함께 할리마 야콥 대통령, 리셴룽 총리를 예방하고 여러 각료들을 만났다. 

    펠로시 의장은 싱가포르·대만에 이어 말레이시아·한국·일본을 잇달아 방문할 예정이다.

    펠로시 “태평양 안보, 경제협력, 민주정치 초점”…中 “대만 가면 심각한 후과”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미국 하원의장실의 발표를 인용해 “펠로시 의장의 이번 동아시아 순방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경제협력, 민주주의 통치에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싱가포르·말레이시아·한국·일본에서 평화와 안보, 경제성장과 무역, 코로나 사태, 기후위기, 인권, 민주적 통치 등 우리의 공동이익과 가치를 어떻게 더 진전시킬 수 있는지 논의하기 위해 고위급 회의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말을 외면한 채 “그가 대만을 방문할 경우 심각한 후과가 있을 것”이라고 협박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최근 미국을 향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단호히 반대한다는 심각한 우려와 엄정한 입장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며 군사적 조치까지 들먹였다.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찾는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크게 훼손한다는 것이 중국의 주장이다.

    대만 방문 말리던 백악관… “하원의장 대만 방문할 권리 있다”

    바이든정부는 당초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할 경우 중국과 관계가 악화할 것을 우려해 만류하는 모습이었다. 

    백악관은 그러나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확실시되자 펠로시 의장과 의회 대표단의 안전만큼은 지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며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말도 함께 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일(이하 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하원의장은 대만을 방문할 권리가 있다”면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선례가 있으며, 이를 통해 변하는 것은 없다. 우리의 ‘하나의 중국’ 정책도 변화가 없으며 우리는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그러면서 “우리는 하원의장이 안전하게 대만을 방문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中군용기 여러 대, 대만해협 중간선 근접비행하며 위협

    한편 중국은 지난 1일 오전부터 군용기 여러 대를 대만해협으로 보내 위협하기 시작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중국 군용기 여러 대가 대만해협 중간선 가까이에 머물고 있다”며 “중국 군용기와 군함이 1일 오전 대만해협 중간선을 압박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중국 군용기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건드리고 돌아가는 전술적 움직임을 반복했으며 대만 군용기들은 근처에서 대기 중이었다”고 전했다.

    대만 국방부는 1일 오전 9시쯤 중국군 젠-16 전투기 4대가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하자 즉각 전투기를 출격시켜 대응하는 한편 방공미사일부대도 가동했다고 자유시보 등이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당시 주변에는 대만 공군뿐만 아니라 미 해군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 미 공군 E-8C 조인트스타스 등도 비행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