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내외 자택 하드디스크 교체 당시 정경심과 통화한 장본인으로 증인 출석"정경심은 '자산관리인이 컴퓨터 수리 중'이라고 했다"눈물 흘리며 검·언 비난도
  • ▲ 자녀 입시비리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입장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자녀 입시비리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입장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전 제수 조은향 씨가 이른바 '조국 자녀 입시 비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언론이 허위 보도를 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가족 문제 등 사생활을 불필요하게 노출했다며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것이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부장판사 마성영·김정곤·장용범) 심리로 열린 재판에 피고인 측 요청으로 출석한 조 씨는 증인 신문 내내 눈물을 흘리며 이같이 진술했다.

    2019년 8월 28일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자택 PC 하드디스크를 교체할 당시 7분 이상 통화한 조 씨는 "기댈 곳이 없어서 정경심과 통화했는데 '자산관리인이 컴퓨터 수리하고 있어'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고 밝혔다.

    검찰이 당시 기억이 생생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취지로 묻자 조 씨는 "저 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자산관리인이라는 말이 생소했다"며 "자산관리인이 왜 컴퓨터를 고치고 있는지 의아했다"고 답했다.

    당시 조 전 장관 내외 자택에서 하드디스크를 교체한 장본인은 김경록 전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다. 김 씨는 2019년 8월 28일 조국 내외 자택 PC의 HDD 2개와 SSD 1개, 정경심 교수실 PC 1개를 숨겨준 증거은닉 혐의로 기소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은 바 있다.

    이날 법정에서 조 씨는 본인을 포함한 조 전 장관 일가가 검찰과 언론에 의해 부당하게 부도덕한 사람들로 낙인찍혔다며 호소하기도 했다.

    조 씨는 "집에 기자들이 너무 많이 깔려 있어 출입이 쉽지 않았다"며 "계속 전화도 오고 말을 만들어 내 저도 모르게 부도덕한 사람이 됐다"고 주장했다. 또 "검사들이 저에게 모욕을 주듯이 그렇게 기사를 냈다. 어느 순간 저는 그런 사람이 돼 있었다"고도 했다. 이에 피고인 석에 앉은 정 전 교수도 눈물을 훔쳤고 조 전 장관은 말 없이 천장을 응시했다.

    조 씨는 전 남편 조권 씨와 함께 위장이혼 및 부동산 위장거래 의혹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