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56초 분량 강제북송 영상 공개 파문… 탈북 어민 저항 모습 그대로 담겨탈북 어민 주저앉아 땅에 머리 찍으며 '퍽'… 강제로 일으켜 세워 北에 넘겨
  • 통일부가 2019년 11월 탈북 어민이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강제송환될 당시 촬영한 3분56초 분량의 영상을 18일 공개했다. 지난 12일 당시 사진이 최초 공개된 이후 영상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영상은 통일부 직원 개인이 촬영한 영상으로, 국회 제출 요구를 받아 공개가 이뤄졌다.

    탈북 어민 주저앉아 자해… "야, 야, 잡아" 강제로 일으켜 세워

    영상에는 포승줄에 묶인 탈북 어민이 양쪽 어깨를 붙잡힌 채 이동하는 모습이 생생히 담겼다. 이들은 거리를 둔 채 자유의 집 2층으로 올라갔고, 우리 측 호송인력은 이들의 짐가방을 챙기면서 "가져온 짐이냐"고 묻는다.

    이후 파란 점퍼를 입은 어민과 검은색 점퍼를 입은 어민은 따로 떨어져 대기장소에서 대기한 뒤 판문점 앞 군사분계선으로 이동한다.

    영상에는 검은색 점퍼를 입은 어민의 송환이 먼저 진행된다. 이 어민은 군사분계선 근처에 다다르자 현실을 깨달은 듯 털썩 주저앉았다. 이 어민은 그대로 근처 시멘트 턱으로 기어 다가갔고 이후 '퍽' 소리가 났다.

    머리를 땅에 찍는 등 자해하며 북송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에 그를 호송하던 경찰특공대 등은 다급하게 "야, 야, 야, 야" "잡아" 라고 소리치며 이 어민을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이 어민은 곧바로 우리 측 인력에 이끌려 반쯤 몸을 굽힌 채 군사분계선 앞으로 질질 끌려 갔다. 

    북한 이탈 주민이 북한으로 강제송환될 경우 가혹한 고문과 처형이 뒤따른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어민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측에 인계되는 모습이나 어민의 목소리는 영상에 담기지 않았다.

    이어 파란 점퍼를 입은 어민도 경찰특공대에 이끌려 판문점 쪽으로 이동했다. 이 어민은 특별히 저항하는 모습 없이 체념한 듯 군사분계선 쪽으로 걸어가는 모습이었다. 이 장면을 마지막으로 영상이 종료된다.

    해당 영상에는 탈북 어민의 북송 당시 상황이 생생히 담겼지만, 탈북 어민이 강하게 저항하며 소리를 지르는 등의 직접적인 음성은 담기지 않았다.

    강제송환 모습 고스란히… '귀순 진정성 여부' 진상규명 속도

    앞서 통일부는 지난 11일 탈북 어민 강제북송사건과 관련해 북송 결정은 잘못됐다는 취지의 견해를 밝히며 사건 당시 문재인정부의 주장을 뒤집은 바 있다. 통일부는 이어 다음날인 12일 강제북송 당시 사진을 최초 공개했다.

    사진이 공개된 후 국회에서 영상 존재 가능성을 통일부에 확인하자 통일부는 북송 당시 현장에 있던 직원 개인이 촬영한 영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해당 영상을 국회 등에 제출할 수 있는지 법률적으로 검토하겠다고 17일 밝혔다. 통일부는 이튿날인 18일 법률적 검토를 마친 후 해당 영상을 공개했다. 

    사건 당시 문재인정부는 탈북 어민들의 '귀순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강제송환을 결정했다. 그러나 영상이 공식적으로 공개되면서 어민들이 강압적으로 끌려가는 모습이 담긴 만큼 '귀순 진정성 여부'와 관련한 진상규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