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탈북어민이 흉악범? 귀순의사 없었다?… 모두 궤변, 조사 협조하라"

대통령실이 탈북어민 강제 북송에 대한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입장에 대해 "야당과 지난 정부 관련자들이 해야 할 일은 정치 공세가 아니라 조사에 성실히 응해 국민 요구에 응답하는 것"이라고 즉각 맞받았다. 

정의용 전 실장은 이날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공개한 '흉악범 추방 사건에 대한 입장문'에서 2019년 11월 강제북송한 북한 어민들을 '흉악범'이라고 규정하며, 이들이 귀순 의사가 없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자 대통령실이 이를 즉각 반박한 것이다.

최영범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탈북 어민을 엽기적 살인마로 규정한 것은 심각한 문제고 귀순 의사가 없었다는 것도 궤변"이라며 "우리 법 절차에 따라 충분히 조사해 결과를 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수석은 그러면서 "야당이 의석만 믿고 여론을 호도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아닌가"라고 민주당을 직격했다. 

이어 "이번 사안의 본질은 당연히 대한민국이 받아들여서 우리 법대로 처리해야 마땅할 탈북 어민들을 북측이 원하는대로 사지(死地)로 돌려보낸 것"이라며 "그렇게 떳떳한 일이라면 왜 정상적 지휘 계통을 무시하고 안보실 차장이 국방장관도 모르게 영관급 장교에게 직접 문자로 보고를 받았냐"고 따져 물었다. 

당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장 임모 중령이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에게 문자메시지로 '이번 송환과 관련해 국정원과 통일부 간 입장 정리가 안 됐다'고 보고한 걸 지적한 것이다.

최 수석은 "특검이나 국정조사는 여야가 합의하면 피할 수도 없고 피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야당이 다수 의석을 믿고 진실을 호도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아닌지 궁금하다"며 "국민의 눈, 귀를 잠시 가릴 수 있을지는 몰라도 진실을 영원히 덮어둘 수 없다고 믿는다"고 잘라 말했다.

야권에선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을 '신북풍'으로 몰아가고 있다. 지난 15일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에서 "불리한 여론지형을 바꾸기 위해 신(新)색깔론, 신북풍으로 여론몰이를 하려는 노력은 많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위"라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