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해킹 건수·탈취 액수 中보다 적지만 국가 규모로 보면 월등히 많아”美 “재닛 옐런 장관, 7월 한국 재무장관 만나 北 불법자금 차단 방안 논의”로이터 “北 2017년 이후 탈취해 세탁않은 암호화폐 가치, 1억500만 달러 줄어”
  • 북한은 사이버 공격 등으로 해외금융기관 자금을 탈취하는 등 여전히 대북제재를 위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침해대응센터.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은 사이버 공격 등으로 해외금융기관 자금을 탈취하는 등 여전히 대북제재를 위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침해대응센터.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지난 11년 동안 암호화폐 탈취를 위한 해킹을 15번 저질렀으며 지난 5년 동안 전 세계에서 탈취한 암호화폐가 약 16억 달러(약 2조800억원) 상당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편 미국 재무부는 한국과 함께 북한 암호화폐 돈세탁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北 암호화폐 해킹 시도 15건…2017년부터 지금까지 16억 달러 탈취”

    아일랜드 암호화폐 분석업체 ‘코인컵’이 2011년부터 2022년까지 발생한 전 세계 주요 암호화폐 해킹사건을 분석한 보고서를 내놨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했다.

    ‘코인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1년 동안 모두 15건의 암호화폐 해킹을 시도했고 2017년부터 올해까지 16억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탈취했다. 암호화폐를 이보다 많이 탈취한 나라도 있지만 국가 규모나 경제력 등을 고려했을 때는 북한이 암호화폐 해킹을 가장 많이 저질렀다고 ‘코인컵’은 설명했다.

    ‘코인컵’은 “대체로 다른 국가에서는 개인 해커들이 해킹을 저지르는 데 반해 북한은 당국이 직접 관할하는 훈련된 해커 집단이 조직적으로 해킹에 나선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북한 당국이 양성하는 7000여 명의 전문 해커들이 전 세계 공공 및 민간 부문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사이버 공격을 벌여 무기개발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 각국 정부, 다른 암호화폐 분석업체들이 발표한 북한의 암호화폐 해킹은 15건이지만 실제 (북한의) 해킹 시도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코인컵’은 분석했다.

    “北 암호화폐 해킹, 국가규모·경제력 등으로 비교하면 美·中·러보다 많아”

    같은 기간 동안 암호화폐 해킹을 가장 많이 저지른 해커는 중국 출신으로 22건이었다고 ‘코인컵’은 밝혔다. 이들이 탈취한 금액은 22억 7000만 달러(약 2조 9500억원)였다. 이어 미국 출신 해커들이 15건의 해킹을 시도해 20억 4500만 달러(약 2조 6500억원)을 탈취했다. 세 번째는 러시아 해커들로 8건의 해킹을 통해 14억6000만 달러(약 1조 8900억원)을 탈취했다.

    ‘코인컵’은 “하지만 국가 규모나 경제력 등을 고려해서 비교하면 북한의 해킹 건수와 탈취 액수는 중국, 미국, 러시아의 해킹 규모와 비교할 때 월등히 많다”고 설명했다.

    美재무부 “北암호화폐 해킹 등 사이버 공격 대응방안 韓과 논의”

    한편 미국 재무부는 6월 30일(현지시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브라이언 넬슨 재무부 차관이 지난 6월 27~29일 한국 경제·금융·외교 당국자들과 만나 북한의 금융관련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공조를 지속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넬슨 차관은 또한 한국 정부와 북한의 암호화폐 해킹에 대한 대응방안도 논의했다고 미국 재무부는 밝혔다.

    미국 재무부는 그러면서 “지난 몇 달 동안 북한이 탈취한 암호화폐 자금세탁과 관련이 있는 ‘믹서’ 관련자들을 제재했다”고 강조했다. ‘믹서’란 암호화폐를 여러 번 나누어 분산 전송해 추적이 어렵게 만드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북한에 제공한 기업과 개인을 제재했다는 말이다.

    미국 재무부는 이와 함께 재닛 옐런 장관이 오는 7월 19~20일 한국을 찾아 양국 재무장관 회의를 가질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대북제재를 통해 북한으로 흘러들어가는 불법자금을 차단하는 방법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북한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해킹으로 탈취한 뒤 아직 자금세탁을 하지 않고 보유한 암호화폐 가치가 올해 초 1억7000만 달러(약 2200억원)에서 최근 6500만 달러(약 840억원)으로 급락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29일 전했다. 올 들어 암호화폐 가치 하락으로 북한이 잃은 돈이 1억500만 달러(약 1360억원)에 달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