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브라이트 ISIS 소장 “北, 핵무기 100기 상당 핵물질 보유했다는 CFR 주장 근거 없어”하이노넨 “연구자료 따르면 北보유 핵물질 분량 핵무기 20기 상당…최대 50기 정도일 것”
  • ▲ 2017년 5월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조립현장을 찾은 김정은.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7년 5월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조립현장을 찾은 김정은.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싱크탱크 외교협의회(CFR)가 최근 “북한이 핵무기 100기 이상을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고서를 공개하자 안보전문가들이 비판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수십 기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은 갖고 있겠지만 100기 이상을 갖고 있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브라이트 ISIS 소장 “北, 100기 이상 제조할 핵물질 보유 주장, 근거 없어”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CFR의 보고서 내용과 관련해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 국제원자력에너지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의 의견을 전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ISIS 소장은 “북한이 핵무기 100여 기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보유했다는 추정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것으로 믿을만한 근거가 없다”고 평가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만들 수 있는 핵무기 개수는 무기급 우라늄 제조·보유에 달려 있는데 북한은 수십 기를 제조할 정도의 핵물질은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이 평가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이어 “하지만 북한이 보유한 정확한 우라늄 제조량 등을 알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따라서 북한이 보유 가능한 핵무기 수를 추산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이노넨 “北핵무기, 최대 50기 안 넘을 것…100기 분량 추정 근거 없어”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북한이 현재 보유 중인 핵무기 수는 최대 50기를 넘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북한의 우라늄·플루토늄 비축량과 핵무기 운반 수단 역량을 고려해 산출한 보고서를 언급하며 “이 보고서에서 지적한 대로 북한은 핵무기 20기 정도에서 최대 50기를 넘지 않는 수준의 핵물질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는 게 가장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 또한 북한 현지에서 검증이 이뤄지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진 사실들을 기반으로 한 추정치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그러면서 “(북한이) 현재 보유한 핵물질로 100기 정도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는 추정을 뒷받침할 만한 정보나 자료는 없다”고 지적했다.

    “北, 핵 억지력 필요하다면 10기로 충분…핵전쟁 하려면 1000기로도 부족”

    올브라이트 소장은 또한 “북한이 핵무력을 완성하는 것이 시간문제라는 평가에도 동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난 수십 년 간 핵보유국으로서 관련 역량을 구축해온 미국과 이제 막 핵 역량을 갖기 시작한 북한이 대등한 핵 군비경쟁을 할 수가 없다는 게 올브라이트 소장의 지적이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물론 북한이 6번의 핵실험을 통해 많은 발전은 이뤘겠지만 핵무기 역량의 지속적 발전과 보유량 확대, 궁극적으로는 과거 냉전 때처럼 미국과 군비경쟁을 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핵억지력을 원한다면 10기 정도의 핵미사일만으로 충분하겠지만 미국을 비롯해 주변국과 핵전쟁을 치를 계획이라면 1000기로도 충분하지 않다”면서 “북한은 미국과의 군비 경쟁으로 급격히 쇠퇴한 구 소련에게서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미국 외교협의회(CFR)는 지난 28일(현지시간) ‘북한 군사력 분석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핵무기 100기 이상을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며, 2006년 9월 첫 핵실험 이후 계속 폭발력이 증가했고 미사일 기술 역시 큰 진전이 있었다며 “북한의 핵무력 완성은 사실상 시간문제로 평가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