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원훈석 교체 추진, 국가 정체성과 충돌 지적 받아들여
  • ▲ 신영복 교수의 글씨체가 사용된 국가정보원 원훈석. ⓒ사진=국정원 제공
    ▲ 신영복 교수의 글씨체가 사용된 국가정보원 원훈석. ⓒ사진=국정원 제공
    국가정보원이 문재인 정부 당시 이른바 '신영복체'로 제작했던 원훈석 교체 추진에 나선다.

    22일 국정원은 새 원훈 선정을 위한 내부 여론 수렴에 착수했다. 관계자는 "지금의 원훈석은 국가 정체성과 충돌한다는 전·현직 국정원 직원들의 지적이 있다"며 "내부 여론 수렴을 거쳐 곧 교체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지난해 6월 창설 60주년을 맞아 원훈석을 교체했다. 일 년 만에 다시 교체를 추진하는 것은 고(故)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의 손글씨를 본떠 만든 '어깨동무체(신영복체)'가 대북 정보 활동을 주로 하는 국정원 원훈 서체로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김규현 국정원장도 지난달 25일 비공개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신 교수의 친북 성향과 이적 전력을 지적한 여당 의원에게 공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 내에선 새 원훈석을 만들지 않고 1961년 국정원 창설 당시 처음 썼던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는 원훈석을 다시 사용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해당 원훈은 국정원 직원을 대상으로 한 내부 공모에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원훈석은 국가기록물로 지정돼 폐기되지 않고 국정원 경내에 보관 중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 경찰도 신 교수의 글씨체를 공개행사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된 바 있다.

    16일 박영수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에 요청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청장 취임식 등에 '신영복체'로 총 다섯 차례에 걸쳐 플래카드가 제작됐다.

    이 외에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2012년 대선 슬로건 '사람이 먼저다'에도 쓰인 바 있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북한 김여정 등에 선물한 서화에도 '신영복체'가 쓰였다.

    신 교수는 1968년 북한 연계 지하당 조직인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후 20년간 복역하다 1988년 특별가석방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