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앞둔 민주당, '처럼회' 해산에 이어 '수박 논쟁'까지 내분 이어져이원욱, SNS에 수박 사진 올려 친문계 우회적 비판…김남국 "논리 비약 있어 반박 가치 없어" 반박
  • ▲ 이원욱 의원(왼쪽)과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 ⓒ연합뉴스
    ▲ 이원욱 의원(왼쪽)과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 ⓒ연합뉴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수박'이라는 단어를 쓰는 분들은 가만히 안 두겠다"고 당 소속 의원들에게 강력한 경고장을 날렸다. 이른바 수박 논쟁을 위시한 당 내홍이 위험수위에 이르자 내부 단속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우 위원장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선거에) 진 정당이 겸허한 것이 아닌 남 탓하고, 상대 계파의 책임만 강조하는 방식으로는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며 "인신공격, 흑색선전, 계파 분열적 언어를 엄격하게 금지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원욱, 수박 사진으로 이재명계 직격…김남국 "계파정치로 천수 누려놓고"

    실제로 최근 민주당에선 '친명'(친 이재명), '비명'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 공개적으로 공방이 벌어지는 등 내홍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초선 김남국 의원은 12일 '수박' 사진으로 이재명계를 에둘러 비판한 이원욱 의원을 향해 "계파 정치로 천수를 누린 분"이라며 저격했다. 김 의원을 본인의 페이스북에 "서로 예의를 지키자 했는데 어떻게 '처럼회'를 해체하라는 주장이 나오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어 그는 "계파정치로 천수를 누렸던 분들이 느닷없이 계파를 해체 선언하고, 영구처럼 '계파없다'고 하면 잘못된 계파정치 문화가 사라지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주류를 형성해 '줄세우기', '파벌정치'를 해온 분들이 계파정치를 해본 적도 없거나 피해 본 사람들에게 거꾸로 없는 계파를 해체하라고 하면 정말 이상한 말처럼 들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사실을 전제로 판단하고 있고, 몇 단계를 뛰어넘는 논리 비약도 있어서 반박의 가치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또 이 의원이 이재명 민주당 의원의 지지층을 '정치 훌리건'이라 표현한 것에 대해 "이번 전당대회가 계파 싸움이나 권력 투쟁의 장이 돼서는 안 된다"며 "생뚱맞게 정치 훌리건, 친명(친이재명)계 이야기하면서 '처럼회' 해체하라는 말까지 나오면 무슨 토론이 되고, 민주당을 혁신하기 위한 어떤 방법을 찾을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정세균(SK)계이자 비이재명계인 3선 이원욱 의원은 지난 10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수박 정말 맛있네요"라는 글과 함께 수박 사진을 올린 바 있다.

    '수박'은 이재명 상임고문 지지자가 대선후보 경선 상대였던 당시 이낙연 전 대표의 측근 등 친문(친문재인)계 정치인을 비난할 때 쓰는 표현으로,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를 함축한다.

    또 앞서 이 의원은 "누가 정치 훌리건의 편을 드는가, 현재 이 시점에서 의원들을 돌아보면 이른바 '친명 의원'"이라며 "'처럼회'(강성 초선 의원 모임) 왜 해산 안 하시나요, 해산을 권유 드린다"고 따졌다.
  •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뉴데일리DB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뉴데일리DB
    "당 다 망쳐놓고"vs"같은 당 무슨 의미"…윤영찬·이수진도 공방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윤영찬 의원과 이수진 의원도 서로를 저격하며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윤 의원은 이날 '최근 몇 주 동안 제 전화와 블로그에는 '의원님, 왜 울면서 언론개혁 반대하셨어요'라는 내용의 문자와 댓글이 올라왔다"며 이게 대체 무슨 소린가 했더니 이유가 있었다. 이쯤 되니 너무 황당해서 웃음 밖에 나오지 않더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분들과 같은 당으로 정치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허탈감까지 들었다"고 덧붙였다.

    또 윤 의원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어 의원 단톡방에 대체 왜 그런 거짓된 말씀을 하셨는지 공개적으로 물었지만 아직도 답은 없다"며 "유튜브에서 아무 말이나 하면 그게 사실이 되나? 해당 의원의 솔직한 답변을 기다린다"고 썼다.

    선거 패배 등 민주당의 위기에 대한 책임론을 이낙연 전 대표에게 묻는 당내 목소리도 비판했다. 그는 "대선과 지선의 패배가 7개월간 당대표였던 이낙연 탓이라는 '만물 이낙연설'에서부터 유학에 무슨 흑막이라도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황당한 글은 페이스북과 커뮤니티에서 급속도로 퍼졌다"고 주장했다.

    또 "심지어 이 전 대표가 신천지 이만희 교주와 비슷한 색깔의 옷을 입었다며 이 대표 지지자들이 신천지라는 글까지 받아 보았다"고 비난했다.

    윤 의원은 "'수박들 다 죽어라' '이낙연과 수박들 민주당에서 나가라'와 같은, 저주의 내용을 담은 시꺼먼 문서들이 지방선거 기간 내내 사무실 팩스로 날아들었다"라며 "홍영표 의원과 박광온 의원 등 여러 의원실도 같은 내용의 팩스 수백 장을 받았다"고 전했다.

    처럼회 출신인 이수진 의원은 지난 5일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국민소통수석 출신인 윤영찬 의원을 공개 저격한 바 있다. 그는 한 유튜브 방송에서 "청와대 출신 국회의원이 언론의 자유를 지켜달라고 했다고 한다. 울면서. 본인들이 다 망쳐놓고"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