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中전투기, 남지나해 공해 비행하던 P-8 해상초계기에 접근해 알루미늄 조각 살포”中국방부 “호주 군용기, 우리 안보와 주권 심각하게 위협…전문적·합리적·합법적 대응했을 뿐”
  • ▲ 호주 공군의 해상초계기 P-8A 포세이돈. ⓒ호주 공군 제공.
    ▲ 호주 공군의 해상초계기 P-8A 포세이돈. ⓒ호주 공군 제공.
    중국 전투기가 남지나해 공해상에서 초계비행 중이던 호주 해상초계기에 알루미늄 조각을 뿌리는 등 위협행위를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호주 정부가 항의하자 중국 국방부는 이런 행동이 “전문적이고 합리적이며 합법적인 대응이었다”고 강변했다.

    호주 “中전투기, 호주 해상초계기에 알루미늄 조각 뿌리며 위협”

    호주 정부는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중국군 전투기가 남지나해 공해 상공에서 호주 해상초계기에 초근접 위협 비행을 했다고 항의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중국군의 J-16 전투기가 남지나해 공해상에서 초계비행 중이던 호주군의 P-8 포세이돈 해상초계기의 초계 활동을 방해했다며 이 과정에서 중국군 전투기는 호주군 P-8 해상초계기에 초근접해 비행을 하는 등 위협 행위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앞서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장관은 기자들에게 “중국군 J-16 전투기가 남지나해 공해 상공에서 초계비행 중이던 호주군 P-8 해상초계기에 초근접해 빠른 속도로 앞질러 지나갔다”고 밝힌 바 있다.

    호주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군 전투기는 호주군 해상초계기를 앞질러 가면서 ‘채프(Chaff)’를 뿌렸다. 중국군 전투기가 호주군 초계기를 앞질러 가면서 ‘채프’를 뿌렸다는 건 사실상 도발행위라는 게 호주 정부 입장이다.

    ‘채프’란 레이더 유도 미사일의 추적을 피할 때 사용하는 금속조각으로, 보통 알루미늄으로 만든다. 문제는 이 ‘채프’ 조각이 비행기 엔진에 빨려 들어갈 경우 엔진이 파손되면서 비행기가 추락할 수 있다. 호주 국방부는 “P-8 조종사들이 위협에 전문적으로 대응하면서 기지로 귀환했다”며 “다행히 큰 문제는 생기지 않았다”고 밝혔다.

    中국방부 “전문적이고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대응이었다” 강변

    호주 정부의 발표에 서방 측 비판이 거세지자 중국 국방부는 “문제 없는 대응이었다”고 강변하고 나섰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중국 국방부는 7일 홈페이지에 탄커페이 대변인 명의로 해당 사건에 대한 해명을 내놨다.

    중국 국방부는 “지난 5월 26일 호주 P-8 해상초계기 1대가 시사군도(국제명칭 파라셀군도) 인근 상공에 진입해 근접 정찰을 벌였다”며 “우리 측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중국 시사군도 영공까지 바짝 다가섰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군 남부전구 소속 해공군 병력이 호주군 해상초계기를 식별하고 퇴거 경고를 했다고 중국 국방부는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군의 대응은 전문적이고 합리적이었으며 합법적이었다”며 “호주 해상초계기는 중국의 주권과 안보를 엄중하게 위협했다”고 강변했다.

    적반하장격 주장은 이어졌다. 중국 국방부는 “호주는 진실을 뒤바꾸고 거짓 정보를 퍼뜨려 대립을 부추기고 있다”며 “중국은 호주 측에 위험한 도발 행위를 즉시 중단하고, 해·공군의 행동을 엄격히 단속하라고 통지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에 따른 모든 심각한 결과는 호주 측이 떠안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호주 해상초계기가 비행했던 남지나해 파라셀 군도 일대는 베트남과 중국이 영유권을 두고 수십 년째 분쟁 중인 곳이다. 호주 해상초계기가 이곳에서 초계비행을 하는 이유는 공해상에서 석유 불법환적을 일삼는 북한의 대북제재 위반행위 감시, 남지나해와 동지나해 무해통항권 유지를 위한 것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를 비롯해 국제사회는 배타적 경제수역(EEZ) 상공이나 공해상에서 군사적 공격이 아닌 비행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