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 출신 송기윤 증평군수후보에… 윤호중 "하던 일 하시라" 막말김용태 "586 용퇴론에… 어제 오전에도 나이 들먹이지 말라더니 이중인격"정동영·유시민·설훈 이어 윤호중 노인 폄하 논란… 與 "단순 말실수 아냐"
  • ▲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 ⓒ이종현 기자
    ▲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 ⓒ이종현 기자
    6·1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1일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노인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윤 위원장은 지난 30일 충북 증평군 지원유세 도중 연기자 출신인 국민의힘 송기윤(70) 증평군수후보와 관련 "일흔이 넘으셨으니까 새로운 것을 배우시기는 좀 그렇지 않나. 하시던 일을 계속 쭉 하셨으면 좋겠다"며 "군정은 한 번도 안 해보신 분이니까 연기 하듯이 잠깐은 할 수 있어도 4년 군정을 맡기에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1일 당 원내대책회의 후 "정치인이 해서는 안 될 말을 했다. 막말이라고 본다"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의 고질병이 다시 또 도졌다"며 "민주당의 선거 역사는 어르신 폄하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2012년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는 노인네들이 오지 못하게 엘리베이터를 모두 없애버리자고 했고, 2020년 민주당 김한규 후보 캠프의 SNS에서는 부모님이나 어르신들이 2번 후보에게 마음이 있다면 투표를 안 하도록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선동을 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어르신 폄하는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다"라고 강조한 박 대변인은 "피와 땀으로 지금의 눈부신 대한민국을 일군 어르신 세대에 대한 뿌리 깊은 경시풍조가 무의식중에 발현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중인격을 가진 지킬 앤드 하이드인가"라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31일 페이스북에 "불과 어제 오전만 해도 당 내 청년정치인이 던진 '586은 이제 용퇴하라' 소신에 대해 나이로 누구를 그만두라 마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본인 입으로 말하지 않으셨냐"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김 최고위원은 "586 용퇴론에 나이를 들먹이지 말라 발끈하는 윤호중과 국민의힘 70세 후보에 대놓고 나이공격으로 노인 폄하 논란을 일으키는 윤호중은 이중인격을 가진 지킬 앤드 하이드인가"라고 되물었다.

    양금희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도 논평에서 "공당을 대표하고 있는 비대위원장이 공개 유세현장에서 이처럼 노골적으로 나이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드러낸 사실에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개탄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메시지본부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21대 국회 후반기를 이끌어갈 국회 수장의 존재마저 까맣게 잊은 듯 좌충우돌 노인 저격을 해댄다"며 "노인 폄하 바이러스가 20여 년 잠복해 있다가 선거 때만 되면 면역력 저하로 발병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민주당의 노인 비하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2004년 3월 17대 총선을 앞두고 정동영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 선대위원장은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말했다가 비례대표후보직에서 중도사퇴했다.

    유시민 전 열린우리당 의원도 같은 해 11월 한 강연에서 "50대에 접어들게 되면 죽어나가는 뇌세포가 새로 생기는 뇌세포보다 많다. 사람이 멍청해진다"며 "60세가 넘으면 책임 있는 자리에 있지 말자. 65세가 넘으면 때려 죽여도 책임 있는 자리에는 가지 말자, 이게 제 소신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2014년 국정감사에서 당시 윤종승(자니윤)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를 향해 "정년이라는 제도를 왜 뒀나. 인간이 연세가 많으면 판단력이 떨어져 쉬게 하는 것이다. 79세면 은퇴해 쉴 나이 아니겠느냐"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민주당은 김진표 의원을 국회의장후보로 선출했다. 김 의원은 1947년생으로 75세다.

    윤 위원장은 논란이 지속되자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사실 연기자로 성공한 분이기 때문에 국민의 사랑을 받는 연기자로 남으면 어떨까 하는 덕담을 하다가 조금 표현이 과했던 것 같다"며 "송 후보님이 불쾌하셨을 텐데 사과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