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흑해함대, 우크라이나 주요 항구 막아…"2200만 톤의 곡물과 해바라기유, 수출 길 막혀 썩고 있어"덴마크, 러시아 봉쇄 뚫으려고 하푼 지대함 미사일 우크라이나군에 제공…비관론과 낙관론 모두 제기돼
  • ▲ 러시아 흑해 봉쇄로 곡물 가격 천정부지ⓒ신인균 군사TV 캡처
    ▲ 러시아 흑해 봉쇄로 곡물 가격 천정부지ⓒ신인균 군사TV 캡처
    러시아 함대가 우크라이나 주요 항구를 봉쇄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길이 막히면서 전세계 식량부족 위기와 곡물가격 폭등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미국을 포함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무기를 배치하며 러시아 흑해함대의 해상 봉쇄를 뚫을 계획이다.

    우크라이나 국방전략센터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주요 수출 항구인 아조프 해의 마리우폴과 베르댠스크, 흑해의 헤르손을 장악했다. 

    아울러 지난 24일 미국 매체 워싱턴포스트는 러시아 흑해함대가 우크라이나의 주요 항구 인근에 기뢰를 설치해 선박의 출입을 막았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100척 가량의 곡물 수송선과 500~1000명의 선원의 발이 묶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유럽의 빵바구니'라고 불리우는 우크라이나에서 수확된 엄청난 양의 곡물의 수출길이 막히면서 우크라이나와 곡물 수요국 모두 위기에 놓인 점이다.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밀 수출의 10%를 담당하며 세계 5번째 수출국이다. 이외에도 해바라기유는 최대 수출국이고, 밀의 경우는 세계 4위 수출국이다.

    구체적으로 우크라이나는 작년에 1억 700만 톤의 곡물과 식물성 기름을 수확했다. 이 중 7000만 톤이 수출 물량이었다. 

    그러나 러시아 함대가 흑해와 아조프해를 봉쇄하면서 2200만~2700만 톤의 식량이 항구에서 막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200만 톤의 곡물과 해바라기유, 기타 식량의 수출 길이 막혀 썩고 있다"며 러시아의 해상 봉쇄를 끊어달라고 서방국가에게 촉구했다.

    이에 러시아가 식량을 무기화하려고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우르술라 폰데라이 유엔연합 집행위원장은 지난 24일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러시아군은 고의로 곡물창고를 폭격하고, 또 수출 물량을 강탈해간다"며 "에너지와 마찬가지로 식량을 무기화해 전세계 곡물 가격을 폭등시키는 전략을 펼친다"고 규탄했다. 세계식량프로그램의 데이비드 비즐리 총재도 유엔 안보리에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물량은 4억 명이 먹을 분량인데, 이 양이 세계 시장에서 사라지면서 시장 변동성이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 ▲ 하푼 미사일ⓒ보잉
    ▲ 하푼 미사일ⓒ보잉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러시아의 해상봉쇄 대응책으로 우크라이나군에게 무기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 23일 덴마크는 지대함 순항 미사일인 하푼 미사일과 발사대를 우크라이나군에게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노르웨이는 NSM 대함 미사일을 우크라이나군에 공급할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영국은 흑해에 함대를 보내 우크라이나 곡물 선박을 호송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구체적으로 영국 매체 <더 타임스>는 영국이 리투아니아와 우크라이나 곡물에 크게 의존하는 이집트, 일부 나토 동맹국들와 같이 협력해 러시아의 해상 봉쇄를 깨고 오데사 항에서 보스포로스 해협까지 보호통로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러한 서방국가들의 지원 방안들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관론이 제기됐다. 

    하푼 미사일 관련해,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군들이 이 미사일을 능숙하게 작용하는 데 수개월이 걸리고, 사거리 한계점이 있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1936년 몽트뢰 협약에 따라 보스포루스 해협 통제권을 갖고 있는 터기가 유럽국가 전함 통과와 영국의 보호통로 확보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가 나왔다. 실제로 터키는 우크라이나 침략 4일 뒤 몽트뢰 협약을 발동해 러시아 군함이 지중해에서 흑해로 진입할 수 없도록 했다. 이에 터키가 비록 나토 회원국이라고 해도 유럽 국가들의 전함을 흑해에 진입시킬 보장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서방국가들의 지원이 러시아 봉쇄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낙관론도 제기됐다. 

    이일우 신인균 군사TV 편집국장은 "덴마크의 하푼 미사일이 배치되면 흑해 연안에서 러시아 해군 활동이 크게 위축시킬 수 있고, NSM은 하푼보다 사거리가 짧지만 러시아 방공망이 요격하기 어려운 위협적인 무기"라고 평가했다. 그는 "모스크바함 침몰 사건으로 러시아 군함이 넵튠 미사일 사정권 내에 들어가는 일은 앞으로 없을 것이다며 ""NSM과 하푼 미사일 모두 사거리가 짧다. 사거리 한계를 감안해 우크라이나가 융통성있게 운용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거리 한계를 감안한 운용방법으로, 이 편집국장은 "배 갑판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면 사거리가 비약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컨테이너선에 대함 미사일을 장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NSM과 하푼 명중률은 세계적으로 증명된 우수한 무기이므로 우크라이나군이 대략 적의 표적 위치만 알아낸다면 러시아 호위함을 격침시키는 것은 여려운 일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유엔이 올해 5000만 명이 추가로 기근을 겪을 것으로 전망한 것은 보수적인 추정치”라며 “많은 나라에서 작년 수확한 곡물 재고가 소진되는 7월에 재앙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