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19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서 정호영 질문 나오자 '묵묵부답'국회, 20일 한덕수 인준안 표결… 與도 "정호영 사퇴 시 협치 가능"
  • ▲ 정호영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가 지난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 정호영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가 지난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한덕수 국무총리후보자의 국회 인준 표결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호영 보건복지부장관후보자 임명 여부를 놓고 윤석열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19일 오전 출근길에 한 총리후보자의 국회 임명동의안 표결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상식에 따라서 잘 처리해 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정 후보자와 관련한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집무실로 이동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도 정 후보자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 "아직 확인해 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까지 정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해 달라고 국회에 재요청했으나 민주당의 반발로 아직 제출되지 않았다. 이처럼 재송부 시한이 경과한 경우 윤 대통령은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정 후보자를 복지부장관에 그대로 임명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 후보자의 장관 임명을 놓고 윤 대통령이 고심하는 것은 한 총리후보자의 인준안 처리에 과반이 넘는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이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자 낙마 카드와 한 총리후보자의 임명동의안 표결을 사실상 연계해 바라보는 것은 민주당뿐만이 아니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1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통화에서 "정 후보자 임명을 보류하고 있는 상황은 분명히 한 총리후보자의 인준을 신경 쓰고 있던 것"이라며 "(20일) 한 총리후보자 임명이 부결되면 아마 대통령실에서 그런 생각(정 후보자 임명)을 하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다만 박 원내대변인은 '대통령도 그쪽으로 (부결시 정 후보자 임명) 마음을 잡은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런 움직임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정도"라며 "제가 그것을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만약 (정 후보자가) 오늘이라도 (사퇴) 결단을 하신다면 내일로 예정된 한 총리후보자 인준에 여야 협치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한 박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굳이 한 총리후보자의 인준을 부결시키는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정 후보자를 향한 여당과 대통령의 시각에는 미묘한 차이가 감지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대통령은 정 후보자에 관해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다고 본다"고 전했다. 국회 인사청문을 통해 명백한 불법 또는 불공정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아빠 찬스' 논란에 휩싸인 정 후보자 임명 여부가 6·1지방선거에 악재로 작용할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8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통화에서 "정호영 후보자가 여러 가지 해명을 했고 명확하게 이게 범죄행위다, 불법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국민정서가 녹록치 않다는 상황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공식, 비공식적으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아마 대통령이 그 점을 잘 고려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