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5일 평양 인민혁명군(빨치산) 90년 기념 열병식이 '오미크론 발원지' 추정군인·학생 등 2만 명 참가… 원대복귀하면서 전국적 확산, 국가비상사태 선포모든 군인 부대 출입 금지, 사적 대화도 금지… 국경경비대 초소 방독면 착용후방에선 마스크 외에 방법 없어… 北 "중국산 식품에서 바이러스 유포" 시각도
  • ▲ 지난 4월 25일 북한이 평양에서 실시한 열병식. 열병식에 동원된 2만여 명의 군인·대학생이 원 소속으로 복귀한 뒤부터 북한 곳곳에서 코로나가 확산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4월 25일 북한이 평양에서 실시한 열병식. 열병식에 동원된 2만여 명의 군인·대학생이 원 소속으로 복귀한 뒤부터 북한 곳곳에서 코로나가 확산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지난 4월25일 ‘빨치산’ 창건 90주년 기념일에 연 열병식이 최근 코로나 확산의 원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열병식에 참가했던 각 부대 장병들이 복귀하면서 북한군 모든 부대에서 코로나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함께 나왔다.

    평안북도 국경경비대 간부 “이달 초부터 환자 발생… 대부분 열병식 참가자”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열병식 이후 전 북한군 부대에서 코로나 증상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현지 소식통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평안북도에 위치한 국경경비대의 한 간부는 “이달 초부터 신의주에 주둔한 국경경비대 군인들 사이에서 고열과 호흡기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이 나타나 보건당국이 검사한 결과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로 판정받았다”고 전했다.

    “오미크론 감염자로 판정받은 군인들 대부분이 지난 4월25일 평양에서 진행한 인민혁명군(빨치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여했던 군관(장교)과 군인들이어서 보건당국은 해당 사실을 국가비상방역사령부에 보고했고, 사령부는 (김정은에게) ‘1호 보고’로 올렸다”는 것이 이 간부의 설명이었다.

    이 간부는 이어 “2만여 명의 군인과 대학생 등이 참여한 대규모 열병식이 코로나 확산의 발원지로 추정되고, 열병식에 참가했던 국경경비대 군인들이 소속 부대로 복귀하면서 코로나를 확산시키는 것일 수 있다는 판단이 서자 군 당국은 최고사령관 명령으로 평안북도 국경지역과 국경경비대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알렸다.

    이에 따라 국경경비대 지휘부와 예하 부대 사이의 왕래도 금지된 상태이며, 모든 군인이 부대를 출입할 수 없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장병들 간 사적 대화까지 금지했다는 것이 이 간부의 전언이다. 

    평안북도 의주군에 주둔한 국경경비대의 한 간부도 “이달 초부터 의주군 국경 일대 경비대원은 코로나 감염방지를 위해 방독면을 착용한 채 초소 경비를 서고 있다”면서 “초소 근무자와 교대근무 군인들 외에는 부대 밖으로 한 사람도 나갈 수 없도록 격리됐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이 간부도 최근 발생한 코로나 환자 대부분이 열병식 참가자라고 밝혔다.

    “열병식에 역대급 인원 동원… 코로나, 모든 부대 확산됐다고 봐야”

    이 간부는 이어 “열병식에는 역대급으로 많은 규모의 인원을 동원했기에 국경경비대뿐만 아니라 전국의 육·해·공군부대에서 선발한 군관들과 군인들도 참여했기 때문에 코로나는 전국의 군부대로 확산되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열병식이 진행된 평양 중심지에서 코로나 전염이 전체 군부대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전망한 이 간부는 “급해진 당국이 전국에 최대비상방역체계로 이행한다는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결정서를 선포하고 봉쇄조치에 들어갔지만 이미 때늦은 조치”라고 평가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북한군 8군단과 9군단 등 후방 부대들은 마스크를 쓰고 병력 이동을 제한하는 것 외에는 코로나 확산을 막을 방법이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평양 간부 “열병식 동원된 사람들, 중국서 수입한 우유·과일 지급받아”

    한편, 평양 중심에서 코로나가 확산한 원인을 두고 북한 당국은 중국산 식품을 반입할 때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졌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라고 평양시의 한 간부가 전했다. 

    이 간부는 “지난 3월 말부터 열병식 훈련에 들어가면서 참가자들에게는 중국에서 수입한 우유와 과일 등 간식을 매일 지급했다”며 “이 간식은 신의주-단둥 화물열차로 들여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수입한 간식은 열병식이 열린 4월25일 이후 참가자들이 각 부대와 대학으로 귀환하기 전까지 지급했는데, 이 간식은 의주 방역시설에서 방역 과정을 거친 뒤 차량에 실려 평양에서 유통됐다고 한다. 

    이로 인해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중국 단둥이 코로나 확산세로 도시를 봉쇄한 4월25일부터 수입한 간식을 공급해서 코로나 전염이 시작됐을 가능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것이 이 간부의 설명이었다. 

    참고로 수입산 음식과 택배 등을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파된다고 처음 주장한 나라는 중국이다.

    통일부는 이날 북한 내 코로나 확산세의 원인과 관련해서는 "별도로 드릴 만한 이야기가 없다"고 밝혔다. 

    조중훈 통일부 대변인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내 코로나 발병 원인과 관련해 "북한 매체들이 보도하는 내용 이외에 파악하고 있는 내용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