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독박 죄인대박"이라던 권성동… 이튿날 박병석의 검수완박 중재안 수용권성동 페이스북·국민의힘 홈페이지에 "야합" "민주당 똘마니" 비판 쇄도법조계 "야합은 야합… 국가 형사사법체계를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직격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이종현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이 박병석 국회의장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을 수용한 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향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 페이스북과 국민의힘 홈페이지에도 검수완박 중재안 수용을 비판하는 글로 도배가 되고 있다.

    21일까지만 해도 페이스북에 '검수완박 결사반대' 외쳤던 권성동


    지난 21일까지만 해도 권성동 원내대표는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무제한 TV 토론'을 제안하는 등 '검수완박 결사반대' 태도를 보였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형사사법체계를 이렇게까지 무너뜨리는 것이냐"며 "박홍근 원내대표께서 대표발의한 '검수완박' 법안은 속도와 내용, 시기 모두 매우 부적절하다. 더욱이 지금의 처리 방식은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한민국 헌정사에 길이 남을 오점을 남길 본회의 강행을 철회하고, 국민의 심판대로 올라오시라"며 "'국민독박 죄인대박' 검수완박의 평가를 국민께 심판받으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다 이튿날인 22일 권 원내대표가 박병석 국회의장이 내놓은 검수완박 중재안을 받아들이자 민심은 당혹감에 들끓었다. 특히 일선 검사들과 법조계에서는 "국민의힘도 한패"라는 말까지 나왔다.

    "민주당의 똘마니인가" 여론 뭇매… 권성동 "검수완박 원안 통과되면 역사에 죄"


    권 원내대표는 비판여론이 쇄도할 것을 의식한 듯 22일 오후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검수완박' 원안대로 통과된다면, 두 번 다시 되돌릴 수 없고 역사에 죄를 짓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3일에도 페이스북에 "'검수완박' 원안에 맞서 강경 투쟁으로 끝까지 갔다면 과거 그랬듯이 아무 것도 얻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6대 범죄의 경우 저는 당초 '부패, 경제, 선거, 공직자 범죄'까지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남기자고 제안했다"라며 "그러나 하나라도 더 축소하겠다는 민주당 측의 요구를 이겨낼 수 없었다. 이 부분은 국민의힘 원내대표로서 국민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박 의장의 중재안은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인 6대 중대범죄 가운데 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4개 수사 분야를 폐지하고 법안을 4월 안에 처리하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그러나 검찰의 남은 부패·경제분야 수사권도 중대범죄수사청이 설치되면 박탈된다.

    즉 박 의장의 중재안은 유예기간만 뒀을 뿐, 종국에는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민주당의 법안과 바를 바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총력 저지' 태세였던 국민의힘, 박병석 중재안 수용에… "야합" 비판 쇄도


    이런 권 원내대표의 주장은 오히려 국민들의 반발만 불렀다. 23일 현재 국민의힘 홈페이지의 '할 말 있어요' 게시판에는 권 원내대표와 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게시판 이용자들은 "권성동은 국민이 우스운 것이다" "탈당하고 싶다" "검수완박 법안의 야합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지방선거 투표 보이콧 운동" "야합 주체인 권성동은 뭔가 켕기는 게 있나" "이러려고 강추위에 윤석열 유세에 목소리 높여 정권교체 외쳤나" 등 날 선 목소리가 이어졌다.

    '더 큰 강릉 권성동과 함께' 페이스북 그룹 페이지에도 "권성동은 민주당의 똘마니인가. 당신은 민주당과 야합하고 야당을 배신하고 팔아먹었다" "권성동은 정신차리라. 당신이, 윤석열이 좋아서 찍어준 게 아니다" "검수완박이라는 쿠데타에는 국회의원들과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범죄를 감추려는 만행이 숨겨져 있다" 등 권 원내대표를 비판하는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법조계 "국가 형사사법체계를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국민의힘 정체를 모르겠다"


    부장검사 출신인 임무영 변호사는 자신의 블로그에 "합의는 무척 웃기는 소리이고, 저는 이게 야합이라고 생각한다"는 글을 남겼다.

    임 변호사는 "이건 뭐하고 똑같은가 하면, 강도가 집에 들어서 각목으로 맞을래, 쇠파이프로 맞을래 라고 물어봤을 때 각목을 선택한 것과 같다"라며 "애초부터 맞지 않도록 저항한다는 옵션이 있었던 것인데 그건 포기하고 조금 덜 아픈 쪽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야합은 야합"이라며 "검찰의 선거사범 수사권을 박탈함으로써 이번 지방선거는 물론이고 향후 있을 모든 선거에서 부정선거사범을 제대로 처벌할 가능성이 사라졌다. 여야 정치권에서야 누구든 나서서 환영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임 변호사는 "국가 형사사법체계를 영구적으로 변화시키는 일을 이렇게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졸속으로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건 국민에 대한 직무유기"라며 "이래놓고 협치 어쩌고 떠들 사람들을 생각하니 구역질이 난다. 국민의힘은 끝까지 저항하다가 날치기를 당하더라도 이기는 시합이었다. 하지만 늘 이런 바보 같은 모습만 보여왔다. 도대체 이 사람들 정체를 모르겠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