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검수완박 저지 위해 총력… 의원들 국회 비상대기안건조정위원 유상범·전주혜·조수진 추천… "항의 차원"
  •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 강행처리 저지를 위한 국민의힘 당 대표-중진의원 긴급 연석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 강행처리 저지를 위한 국민의힘 당 대표-중진의원 긴급 연석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입법 처리 속도를 높이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법안의 문제점을 알리는 여론전에 집중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의석 수에 밀려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제외한 별다른 대응책이 없는 가운데, 당의 총력을 모아 법안을 저지하기로 결의하고 대응전선을 구축했다.

    "검수완박, 애초에 검찰 없애자는 것"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검수완박 법안 강행처리 저지를 위한 당 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논리적 모순은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다"며 "애초에 검찰을 없애자고 한 것인데, 문재인정권 5년 내내 왜 개혁하겠다고 난리쳤던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당시에는 국민 공감을 못 살 주장임을 너무 잘 알아서 개혁이라는 빛 좋은 개살구로 포장해 사실상 검찰을 자신들 입맛에 맞게 길들이려는 시도"라며 "그런 시도가 너무 무리해 조국 수사 등을 거쳐 당당하게 수사를 진행한 윤석열 검찰총장을 국민들이 대한민국 대통령직을 수행하도록 맡겨준 것이 무슨 의미인지 민주당이 지금이라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안건조정위원회 무력화를 위한 민주당의 '위장 탈당' 논란을 파고들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전날 탈당해 비교섭단체 소속(무소속)이 됐다.

    안건조정위는 정치적 견해차가 큰 법안을 대상으로 여야 동수(각 3명)로 구성해 최대 90일 동안 법안을 심사하는 제도다. 3분의 2 이상(6명 중 4명)의 동의를 통해 법안을 의결할 수 있어 민 의원의 탈당은 안건조정위를 민주당 3명, 국민의힘 2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하기 위한 '꼼수'다.

    "민주당 인사를 야당 몫" 위장 탈당 비판

    권 원내대표는 "꼼수가 꼼수를 낳고 있다. 민주당은 21대 국회 내내 안건조정위를 무력화하고 있다"며 "공수처장에 대한 야당 비토권을 삭제하는 공수처법 개정안을 위해 당시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을 야당 몫으로 넣고, 지난해에는 '언론재갈법' 강행을 위해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을 알 박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청와대의 위성정당 출신 인사를 야당 몫이라고 우기더니 바로 전날 위장으로 탈당시킨 민주당 인사를 또 야당 몫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비난한 권 원내대표는 "국회를 얼마나 더 조롱거리로 만들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권 원내대표는 "'국민 쪽박, 죄인 대박법'을 추진하는 유일한 이유는 (문)재인·(이)재명 수호"라며 "(민주당 출신) 양향자 의원이 '검수완박을 처리하지 않으면 문재인 청와대 사람 20명이 감옥 갈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월성원전 경제성 조작사건, 청와대의 울산시장선거 개입, 대장동 개발사업 등 대형 권력형 비리 몸통을 은폐하기 위해 검찰의 손과 발을 다 자르겠다는 심산"이라고 강조했다.

    필리버스터·의총으로 입법 지연 방침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검수완박 강행을 위한 법사위 전체회의를 막기 위해 오는 21~22일 양일간 의원들에게 국회 경내 대기를 당부했다. 국민의힘은 법사위 회의실 앞 긴급 의원총회와 본회의 필리버스터를 통해 입법을 지연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필리버스터가 민주당의 입법 강행을 막을 '필승 카드'는 아니다. 필리버스터를 종료시키기 위해서는 국회법에 따라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현재 172석인 민주당은 자당 의원만으로 의결정족수(180명)를 채울 수 없지만, 정의당과 무소속 표를 끌어모으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안건조정위원으로 유상범·전주혜·조수진 의원을 추천하며 맞섰다. 국민의힘 몫은 2명이지만, 민형배 민주당 의원의 탈당 후 무소속 참여 시도에 따른 항의성으로 풀이된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박광온 법사위원장이 자신이 가진 원칙을 훼손하는 것에 많이 고심하고 있는 것 같다"며 "민주당이 회의를 긴급으로 소집해 일방적으로 법안을 처리하는 예가 종종 있기에, 충분한 항의 의사표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