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금강산골프장 동쪽, 클럽하우스 남쪽 위치한 리조트 단지 철거 중인 정황 포착”소유주 ‘아난티’, 北 철거 중인 금강산골프장 507억원 상당 회계상 손실처리 방침“싹 들어내라” 김정은 지시로 철거 시작한 해금강호텔, 하부 기초만 남은 모습
  • ▲ 금강산 골프장의 과거 모습. ⓒ아난티 제공.
    ▲ 금강산 골프장의 과거 모습. ⓒ아난티 제공.
    2019년 10월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금강산 일대 한국 소유 관광시설 철거를 시작한 북한이 해금강호텔 철거를 거의 끝내고 이제는 금강산골프장을 철거 중인 정황이 포착됐다. 골프장 소유주인 ‘아난티’는 이를 손실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북한, 아난티 소유 ‘금강산골프장’ 숙박시설부터 해체 중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13일 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촬영한 금강산관광단지 일대 사진을 분석했다며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방송은 “북한이 한국 자산인 금강산골프장의 숙박시설 해체에 나섰다”고 밝혔다.

    금강산골프장은 리조트 기업 ‘아난티(구 에머슨패시픽)’가 현대아산으로부터 대지를 빌려 조성했다. 18홀의 골프장 외에 96실 규모의 숙박시설도 갖추었다. 2008년 5월 개장했지만 두 달 뒤 금강산관광객 고 박왕자 씨가 북한군에 살해된 뒤 운영이 중단됐다.

    방송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9일부터 11일 사이 금강산골프장 동쪽, 클럽하우스 남쪽에 위치한 숙박시설을 철거했다. 숙박시설은 중앙 건물과 그 양옆, 뒤쪽으로 8개의 건물이 이어져 있는데 10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는 중앙부 건물이 사라졌다. 이어 11일에는 중앙 건물 북쪽에 있던 건물 2동이 무너진 상태였다. 다른 6개 동도 직사각형의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다.

    이를 두고 방송은 “상황을 종합해 보면, 북한은 지난 10일을 전후로 금강산골프장 숙박단지 해체작업을 시작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12일에는 구름 때문에 금강산골프장 해체작업이 얼마나 더 진행됐는지는 확인이 불가능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김정은이 철거 지시한 해금강호텔…건물 하단부만 남아

    김정은이 2019년 10월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했던 해금강호텔은 건물 형태가 남지 않은 정도로 철거된 상태라고 방송은 전했다. 북한은 지난 3월6일 해금강호텔을 철거하기 시작했다.

    11일 위성사진을 보면, 해금강호텔이 있던 자리에는 건물 대부분이 사라지고 하층 지지 부위만 남은 것처럼 보인다고 방송은 설명했다. 

    방송은 “지난 5일에는 (건물) 양 옆 지지 구조물만 남긴 채 가운데 부분이 움푹 팬 형태였지만, 이제는 양 옆 구조물까지 해체돼 평평한 모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해금강호텔에서 내륙 쪽으로 700m가량 떨어진 풀밭에도 이전보다 더 많은 건축폐기물 등이 쌓인 것으로 보인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통일부도 북한의 해금강호텔 철거작업 진척상황을 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구체적인 철거 진척상황은 보안 등을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

    금강산골프장 소유주인 아난티 측은 지난 12일 “금강산사업을 정리하기로 했다”면서 507억원 상당의 해당 시설을 회계상 손실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