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인간적 안타까움, 미안함 말씀드려… 박근혜 명예회복 위해 노력" 약속"취임식 참석 정중하게 요청… 서울 통원치료 때, 경호 문제 차질 없도록 하겠다"박근혜 "현재 건강상태로는 자신 없는데, 앞으로 가능한 한 참석하겠다"
  • ▲ 윤석열(오른쪽)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박 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뉴데일리DB
    ▲ 윤석열(오른쪽)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박 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뉴데일리DB
    윤석열 대통령당선인이 과거 악연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사과하고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했다. 박 전 대통령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윤 당선인은 12일 대구시 달성군에 위치한 박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50여 분간 대화를 나눴다. 면담에는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유영하 변호사와 윤 당선인 측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배석했다.

    대화를 마치고 사저를 나선 윤 당선인은 "대통령님 건강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아무래도 지나간 과거가 있지 않습니까"라며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마음속으로 갖고 있는 미안함이나 이런 것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윤석열 "참 면목없고, 늘 죄송했다"

    윤 당선인은 이어 "대통령님 지금 살고 계시는 생활 불편하신 점이 없는지 거기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박 전 대통령에게 "참 면목이 없다"며 "늘 죄송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이 박 전 대통령에게 했다는 '인간적인 미안함'은 두 사람 사이의 악연이 계속돼온 것에 따른 안타까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검사 출신인 윤 당선인이 과거 수차례 박 전 대통령이 연관된 수사를 주도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악연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윤 당선인은 검사 시절이던 2013년 4월 국가정보원 댓글조작사건 특별수사팀장에 임명돼 사건을 지휘했다. 박 전 대통령이 당선된 18대 대선에서 국정원이 여론 조작을 시도한 혐의에 따른 수사였다. 박근혜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시작된 검찰 수사로 정권의 정통성 자체를 흔들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 윤 당선인은 해당 수사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후 좌천돼 한직을 맴돌던 윤 당선인은 2016년 '국정농단사건'을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으로 임명됐다. 해당 수사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직결되는 수사로 평가받는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들어선 문재인정부에서 윤 당선인은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을 거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2019년부터 '조국사태' 등으로 문재인정부와 각을 세웠고, 결국 국민의힘에 입당해 대통령후보가 돼 3·9대선에서 승리했다.

    과거 악연 뒤로 하고 50여 분간 '화기애애'

    이런 두 사람 사이의 악연에도 이날 면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분위기를 권영세 의원은 "어색한 만남이었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며 "속 깊은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일일이 다 말하지 못해 아쉬울 정도"라고 설명했다.

    면담에서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의 명예회복과 관련한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권 의원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의 좋은 정책과 업적이 있는데,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점들을 굉장히 아쉽게 생각해 정책 계승과 홍보로 박 전 대통령이 명예회복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또 "(박 전 대통령의) 서울 통원치료가 있을 때 경호문제에 차질이 없도록 특별히 당부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관심을 모으는 윤 당선인 취임식 참석 여부와 관련해서도 박 전 대통령은 긍정적 반응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식 부분도 당선인께서 정중하게 요청을 드렸다"고 전한 권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은 가능하면 참석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유영하 변호사에 따르면, 윤 당선인의 취임식 참석 요청에 박 전 대통령은 "가능한 한 참석하겠다"며 "현재 건강상태로는 자신이 없는데, 앞으로 건강상태를 봐서 참석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