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게이트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황무성… 성남도공 실세로 유동규 지목"나는 조치 취할 수 없었다… 성남시장 등 지휘부가 유동규에게 권한 줬을 거라 생각"
  • ▲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연합뉴스
    ▲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연합뉴스
    이른바 '대장동 게이트'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유동규 전 성남도공 기획본부장이 공사 내 실세였고,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등이 유동규에게 권한을 줬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는 1일 유 전 본부장,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등 5명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 재판을 열고 황 전 사장을 대상으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지난번 검찰 조사 때 성남도공 인력 채용이나 내부 인사가 유 전 본부장의 의사대로 진행됐고 증인은 의사결정을 실질적으로 못했다고 진술했는데, 증인이 성남도공 사장이니까 인사이동을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황 전 사장에게 물었다.

    이에 황 전 사장은 "나는 바지사장이었기에 그럴 수 없었다"고 답했다. 

    검찰이 "하급자인 유동규가 증인 지시를 안 따르는데 조치를 왜 취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황 전 사장은 "(조치를) 취할 수가 없었다"며 "그런 전횡이 유동규 지시만으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연합뉴스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연합뉴스
    황무성 "성남시장 등이 유동규에게 권한 줬다 생각"

    황 전 사장은 그러면서 "(이재명) 성남시장이나 (정진상) 정책실장 등 지휘부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권한을 줬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만 황 전 사장은 성남시 측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실제로 힘을 실어 줬는지는 확인하지 못했고, 자신의 추측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황 전 사장과 유 전 본부장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재직할 당시 성남시장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다. 이 전 후보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부실장은 성남시 정책실장으로 근무했다.

    황 전 사장은 또 자신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직서를 작성하게 된 경위가 성남시 윗선의 지시 때문이었다고도 주장했다.

    검찰이 사직서를 쓴 계기를 묻자 황 전 사장은 "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이 컴퓨터에서 사직서를 출력해서 가져왔고, 거기에 (내가) 서명했다"며 "(유한기 전 본부장이) 시장님 지시로 유동규 본부장이랑 다 이야기가 됐으니까 사표를 내라고 했다"고 밝혔다.

    황 전 사장은 사직서를 요구받은 시점으로 "2014년 3∼4월에 한 번 그랬었고, 2014년 12월 말부터 계속 요구 받았다"며 "유한기가 (사표를 받아오라고) 닦달을 당한 것 같다"고 전했다.

    또 "3~4월에 있었던 사직 요구 때는 '충성맹세'를 하라는 의미에서 (사직서를) 쓰라고 하더라"며 "잘 따르고 시키는 대로 하라는 의미 아니었겠나"라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 두고 의견 엇갈린 황무성과 이재명 

    황 전 사장은 사직서를 강요받은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나는 (대장동 사업) 컨소시엄에 내가 대형 건설사를 넣으라고 했는데, 이재명 시장은 대형 건설사를 빼라고 했었다"며 "제가 걸리적거리지 않았겠나"라고 추측했다.

    황 전 사장은 2013년 9월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으로 취임한 뒤, 임기를 절반가량 남겨둔 2015년 3월11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지난해 언론을 통해 유한기 전 개발사업본부장이 황 전 사장에게 "시장님 지시로 유동규 본부장과 다 이야기가 됐다"며 황 전 사장에게 사퇴를 종용하는 내용의 녹취록이 보도되며 이 전 후보가 황 전 사장 사퇴를 계획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