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찰한 송신·송화지구 1만 세대…노동당 간부·돈 댄 사람은 20층 이하 배정RFA 평양 소식통들 “전력난 때문에 정전 잦은 실정에서 80층서 생활은 사실 불가능”
  • ▲ 북한 관영매체들은 지난17일 김정은이 평양 송신·송화지구의 신축 아파트 단지를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 관영매체들은 지난17일 김정은이 평양 송신·송화지구의 신축 아파트 단지를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김정은이 시찰한 북한 평양시 송신·송화지구 초고층아파트 단지와 관련해 평양 시민들이 고층을 배정받지 않으려 안간 힘을 쓰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했다.

    김정은 둘러본 평양 송신·송화지구 아파트 입주 놓고 갈등

    평양시 송신·송화지구는 초고층 아파트 1만세대가 들어서 있는 신도시다. 최고 80층짜리 아파트도 있다. 김정은은 최근 이곳을 둘러보며 자신의 애민정책을 부각시키려 노력했다. 4월 15일 김일성 생일에 맞춰 해당 아파트 단지 입주식도 열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최근 이곳 아파트를 배정받은 평양 시민들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한 평양 소식통은 “입주 예정자들은 저층과 고층 세대 배정이 불공평하게 이뤄졌다며 당국을 성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동당 간부는 10층 이하, 송신·송화지구 건설에 많은 돈을 댄 충성계층은 20층 이하 세대를 배정받고 있다. 반면 평범한 평양시민은 최소 20층 이상의 고층을 배정받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런데 평양 시민들은 새로 지은 아파트의 고층 세대에 입주를 극도로 꺼리고 있다. 이유는 전력공급 문제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평소 전력난에 정전 잦아…고층 생활, 지옥이나 다름없어”

    소식통은 “전력공급이 불안정해 자주 정전이 되는 (평양) 실정에서 80층 초고층 아파트에 산다는 것은 언제든지 최악의 상황에 몰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정전이 되면 엘리베이터는 물론 식수 등에 쓸 수돗물 공급이 중단되며, 연료공급 등 난방에도 문제가 생긴다. 즉 정전이 되면 초고층 아파트는 지옥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송신·송화지구 아파트에 입주 예정인 평양 시민들 사이에서는 한 층 아래 세대로 내려가지 위해 거액을 주고 거래하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다른 평양 소식통도 같은 이야기를 전했다. 소식통은 “오는 4월 9일부터 15일 사이 1만 세대 입주가 예정돼 있는데 모두 20층 이하 세대를 원하고 있다”며 “평양에는 24시간 전기를 공급한다지만 실은 만성적인 전력부족으로 정전이 잦은데 일단 정전이 되면 초고층 아파트는 바깥출입이나 생활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이어 “아파트 건설을 지켜본 지역 주민들은 저층 세대는 수입자재를, 고층은 품질 낮은 국산자재를 썼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착공할 때부터 노동당 간부들과 돈주(부자)들은 20층 이하 저층을 배정할 계획을 세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평양 시민들 “김정은 치적 때문에 현실 안 맞는 80층 아파트 건설”

    소식통들은 “이런 이유로 송신·송화지구 아파트를 배정받은 시민들은 입주를 할 수도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지게 됐다”며 “지금 우리나라(북한) 형편에 80층짜리 초고층 아파트가 왜 필요하냐, 김정은의 치적 선전을 위한 전시용 초고층 아파트를 지어놓고 힘없는 서민들을 입주시키는 것 아니냐는 성토가 시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